동전으로 먹이를 주며 1년 반동안 열심히 키운 돼지를 드디어 오늘 잡았다. 동전만 먹고 자란 우리 돼지는 살아 있을 때에는 매일 식탁 앞에서 들어오는 식구들에게 돼지밥을 구걸했다. 물론 내가 거의 밥을 다 주었다. 대충 뜯어보니 동전 양이 상당히 많았다. 일단 동전으로 높은 산이 쌓일 정도로 동전의 양이 많고, 돼지의 배는 장렬히 갈라졌다. 결국 1시간간의 사투 끝에 돼지는 자신의 존재를 들어냈다. 대충 100원짜리가 800개가 넘으니까 동전 갯수를 세는 데에도 긴 시간이 걸렸다. 쉬지 않고 동전을 세느라 손과 코에는 동전 특유의 냄새가 진동하는 안 좋은 일이 있었지만, 세고 보니 뭔가 뿌듯하다. 결국 동전은 대충 16만원 가까이 모인 것으로 추산된다. (16만원 이상!이다.) 결국 내 돈을 확인한 건데 무언가 돈 번 기분이다. 내일은 이 동전을 지폐로 바꿔야겠다. '역시 나는 알뜰하고 검소한 학생이다!' 라는 자뻑 비슷한 결론으로 포스트를 마무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