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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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뉴얼 오브 러브
사랑 앞에 지침서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외친다. "사랑에도 당신만의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외치고 싶다. "사랑은 지침서조차 왜 이렇게 복잡한거야?"
신훈재 (서울대학교 기계항공공학부 06), 이현규 대학생기자(ptnsweet@hotmail.com)
현규: 이번 영화가 원래 로맨틱코미디 장르였는데 이런 영화 즐겨 봤어??
훈재: 음... 글쎄? 걔중에서도 코미디적인 요소가 주가 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이 영화와 같이 진지하게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가 있는 것 같은데, 사실 딱히 즐겨보는 유형은 아니었어.
현규: 그럼 이번 영화도 너한테 그렇게 끌리는 영화는 아니었어?
훈재: 솔직히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봤는데, 재미있게 봤어. 극히 추상적인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가 뭘까?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달까.
현규: 그래서 너가 생각하는 사랑의 의미는 어떤데?
훈재: 뭐, 육체적인 사랑도 사랑의 일면이라고 할 수 있겠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나야 뭐 워낙 성격이 중립적이라... 그런 내게 이 영화는 마치 '사랑의 동의어는 무엇일까?'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았어. 뭐 이것도 마찬가지로 답은 나오지 않으려나.
현규: 내 생각에 사랑의 동의어는 도움, 생각, 뭐 그런게 아닐까 하는데...
현규: 물론 때에 따라서는 육체적인 사랑도 중요하긴 하겠지.
훈재: 아니, 그런 거 말고 좀 더 현실적인 것 말이야. 이 영화는 좀 더 현실적인 동의어를 제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지.
훈재: 가령 첫 번째 커플 이야기는 말 그대로 eros. 즉 육체적인 사랑이고 두 번째 커플은 임신, 세 번째 커플에게는 결혼이라는 키워드가 주어졌지
훈재: 사실 네 번째 커플은... 음... 잘 모르겠지만... '무한한 사랑'이라고 했던가?
현규: 사실 네 번째 커플은 무한한 사랑이라고 했지만 따지고 보면 믿음과 외도. 이 2개가 타이틀인 것 같아.
현규: 사실 영화를 보면 마지막에는 네번째 커플을 통해 영원한 사랑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 것도 부인이 남편을 한없이 믿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잖아?
현규: '사랑과 전쟁' 프로그램에서 나왔다면 언제나 법정에 나오던 에피소드인데...
훈재: 그런데 그 부인이 외도를 용서한 태도에서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면 무리 아닐까? 난 단지 게으른 아내가 자신의 게으른 생활을 유지시켜줄 수단으로 남편을 붙잡고 있으려는 것처럼 보였어.
훈재: 그러니까 그 부인에게 남편은 그저 '돈줄'밖에는 안된다는거지. 극단적인 표현이겠지만
현규: 사실 한국 사회에서 봐도 남편이 거의 돈줄을 쥐고 있지만 한국은 이런 케이스에서 이혼을 한단 말이지. 역시 서양의 정서는 좀 다른건가?
훈재: 음... 내 생각에... 그건 그저 부인이 지겹도록 게으를 뿐...이라고 생각해;
훈재: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상당히 극한의 상황을 설정해놓고 관객들에게 의미를 찾길 권유하고 있어. 예를 들자면 첫번째 커플에게 에로스라는 키워드가 주어졌는데, 결혼이나 왠지 '무한한 사랑'은 배제된 상태지. 두번째 커플에게 주어진 '임신'이라는 키워드는 섹스가 배제된 임신이지. 인공수정이라고 그랬지 아마? 다 그런식이지.
현규: 맞아. 그렇게 보면 이 영화랑 러브 액츄얼리와 많은 측면에서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개의 에피소드가 결국 얽히고 섥힌 한가지로 정리된다는 것까지...
훈재: 뭐 그렇지만, 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색깔에 더 매력을 느꼈어. 그런데 러브 액추얼리에서는 몇 커플이 등장했지?
현규: 좀 많았던 것 같았는데, 사실 영화가 전부 기억나는 게 아니라서... 아마 6~7커플보다는 많았던 것 같아.
훈재: 근데 요즘 한국영화에도 옴니버스 구성방식을 따르는 멜로영화가 자주 만들어지는 것 같지 않아? '기다리다 미쳐'라던지, 그, 정일우 나왔다던 영화. 뭐였더라. 아무튼. 근데 전부 네 커플이더군.
훈재: 근데 완전히 병렬식이었던 이 영화의 구조는 어떻게 생각해? 이게 최상의 방법이었을까?
현규: 사실 모든 에피소드가 정확한 분배를 이루긴 힘들지. 하지만 이 영화는 그런 점에서 보면 괜찮았던 것 같아.
현규: 아까 말했듯이 영화 자체가 사랑에 대해 단편적인 한 가지의 답이 아니라 여러 가지의 생각을 보여주는 컨셉이었잖아? 그렇다면 각기 다른 에피소드에 대해 일종의 답변을 내려주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았던 것 같아
현규: 물론 시트콤처럼 웃으면서 넘기는 것도 괜찮을 수 있지만 세번째 커플은 처음부터 끝나기 직전까지는 상황이 좋지 않았으니 오히려 섞였다면 역효과가 났을지도 모르지.
훈재: 아 맞다. 지금 생각이 났는데, 두 번째 커플은 왠지 연극 느낌도 났었던 것 같아. 독백부분도 있고. 희극적인 요소랄까, 아무튼 그런 건 두 번째 커플이 최고였어!
현규: 여담이지만 난 사실 처음에 두번째 커플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마지막에 임신에 대한 공익광고를 찍는 컨셉으로 끝나는 줄 알았어.
훈재: 역시 여담이지만 내가 몸담고 있는 학교 연극부에서도 상황극을 연습하던 걸 본 적이 있는 것 같아. 맞아. 마치 그런 느낌이었어.
훈재: 음... 세 번째 커플에게는 동성애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섹스도 임신도 없는 사랑'을 제시하기 위해 세 번째 커플을 대입했겠지만, 그 이상의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하는데에 있어서도 적절하다고 생각해.
현규: 난 사실 사랑이 플라토닉 러브만을 내포하고 있다면 동성애도 사회에서 배척받을 것은 아니라고 봐. 사람과 사람이 정신적으로 서로에 대해 의지하고 느끼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닐테니까.
훈재: 근데 그것만이 아닌 게 문제가 되는 거겠지. 사회적으로.
현규: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봐. 잘 모르겠어...
훈재: 사랑이 플라토닉 러브만을 내포하고 있다는 가정이 잘못됐다는 거지. 넌 아빠만 두 분이 있는 상황을 쉽게 상상할 수 있겠어?
현규: 물론 아빠만 두 분, 엄마만 두 분이 있다면 아이의 입장에서 가족을 소개할 때 좀 난감할 것 같기는 해.
훈재: 그렇지. 신상명세서를 작성하라고 하면 당연하다는 듯이 부모님을 적어내라고 하지. 아무튼 동성애자를 수용하기에는 아직 준비되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다 이거야.
훈재: 난 왠지 남자와 여자가 사랑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포스코의 아버지 말에 일면 동의하는 편인데, 그렇다면 왜 신은 또한 같은 성끼리도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었을까?
현규: 난 신이 있다고 믿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성이라는 특징만 제외하면 사람과 사람으로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가능할 것 같아.
현규: 성을 주된 포인트가 아니라 부차적인 면으로만 본다면 말이지. 물론 난 불가능하겠지만 말이야...
훈재: 뭐... 내가 너무 동성애에 대한 의식이 보수적인 걸까. 잘 모르겠네.
현규: 사실 동성애같은 건 아직 사회적으로 많은 의견 갈등이 있는 거니까... 앞으로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지.
현규: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건데 첫번째 커플과 네번째 커플이 공통점이 좀 많은 것 같아. 서로 육체적인 사랑을 하고, 서로 원래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상태였고....
훈재: 차이점은 뭘까? 난 사실 네번째 커플이 '무한한 사랑'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어.
훈재: 뭔가 첫번째 커플은 순수한 사랑의 교류가 전혀 없었지만 네번째 커플은 그런 게 보였다는 게 차이점이랄까. 그래서 무한한 사랑일지도 모르지.
현규: 사실 무한한 사랑은 부인을 떠나보낸 중장 층의 사랑에 더 어울린다고 봐...
훈재: 음... '무한한 사랑'이라는 키워드가 단순히 어네스토가 나이가 많은 사람이어서이기 때문이라는 거야?
현규: 난 그렇게 봤어.. 주로 사람들이 사랑하면 20대, 혹은 30대를 생각하는데 나이가 들어도 사랑할 수 있다. 뭐 그런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고 생각했지. 사실 난 네번째 커플도 순수한 사랑의 교류와는 약간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거든...
훈재: 음... 그렇겠네! 근데 그보다는 세실리아가 어네스토를 사랑하는 태도가 '무한한 사랑'과 좀 더 맞을 것도 같다. 가정이 있고, 나이는 50대에, 온갖 악재가 있는데도 그저 그녀는 어네스토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할 뿐이겠지.
훈재: 뭐 어느쪽이던 마찬가지이려나. 양쪽 다 설명 가능하도록, 나이차이로 해석하자.
현규: 그렇게 보면 나이 차이가 있는데도 그것을 사랑 하나로 극복하는 힘. 그게 바로 사랑의 힘인 거지.
훈재: 그런데 세실리아 역을 맡은 배우는 정말 이뻤던 것 같아.
훈재: 엘사 패타키라고 했던가?
현규: 그러게... 그런데 대체적으로 여자 주인공들이 다 예뻤던 것 같은데? 루시아 역으로 나왔던 모니카 벨루치도 그렇고...
훈재: 모니카 벨루치에겐 미안하지만, 딱히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더라. 그나저나 거의 홍보용 원톱으로 내세우는 걸 보면 그녀의 스타파워는 세계적으로도 대단해보이네.
훈재: 뭐 딱히 미안할 건 없는건가...
현규: 너가 딱히 미안할 필요는 없지. 사실 내 생각에도 홍보 포스터는 요즘 나오는 씨아의 '그래도 좋아' 뮤직비디오랑 비슷했던 것 같아.
현규: 결국 우리에게 세실리아는 태왕사신기의 이지아 같은 존재가 된건가?
훈재: 그럼 모니카 벨루치는 배용준이나 문소리가 되는거고?
현규: 뭐 그런 셈인가? 어쨌든 예쁜 여자 주인공들도 많고,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점도 많았고 여러모로 좋은 영화였던 것 같아.
훈재: 음... 그런가? 난 사실 여자주인공들만 눈에 보였어!
Synopsis : '매뉴얼 오브 러브'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취자들이 보낸 사랑에 대한 네 가지 사연가 소개된다. 환자와 물리치료사와의 하룻밤에 관한 이야기, 불임치료를 받는 커플의 이야기, 결혼을 하고 싶은 두 남자의 이야기, 가정이 있는 남자와 젊은 미혼모의 유쾌한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랑 앞에 지침서라는 것이 존재할까? 이 영화는 우리에게 이렇게 외친다. “사랑에도 당신만의 매뉴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영화를 본 후 우린 이렇게 외치고 싶다. “사랑은 지침서조차 왜 이렇게 복잡한 거야?” 신훈재(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06), 이현규 대학생기자(ptnsweet@hotmail.com)
<시놉시스> ‘매뉴얼 오브 러브’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청취자들이 보낸 네 가지 사랑의 에피소드가 소개된다. 환자와 물리치료사와의 하룻밤에 관한 이야기, 불임치료를 받는 커플 이야기, 결혼을 하고 싶은 두 남자의 이야기, 가정이 있는 남자와 젊은 미혼모의 사랑이야기 등을 통해 영화는 ‘사랑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규=로맨틱코미디 영화 즐겨 봤어?
훈재=글쎄. 로맨틱코미디 중에서도 코미디적인 요소가 주가 되는 영화가 있는가 하면, 이 영화처럼 진지한 사랑의 고찰이 주가 되는 영화가 있는 것 같아. 사실 딱히 즐겨보는 장르는 아니었어.
현규=그럼 이번 영화도 그렇게 끌리는 영화는 아니었겠네?
훈재=솔직히 별로 기대는 하지 않고 봤는데 재밌었어. 극히 추상적인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진정한 의미가 뭘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됐다고 할까.
현규=네가 생각한 사랑의 의미는 어떤데?
훈재=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이 영화는 마치 ‘사랑의 동의어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던져주는 것 같아. 뭐 이것도 마찬가지로 답은 나오지 않으려나.
현규=내 생각에 사랑의 동의어는 ‘도움’, ‘생각’, 뭐 그런게 아닐까 하는데.
훈재=그런 거 말고 좀 더 현실적인 것 말이야. 이 영화는 좀 더 현실적인 동의어를 제시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이지. 가령 첫 번째 커플 이야기는 말 그대로 에로스, 즉 육체적인 사랑. 두 번째 커플은 임신, 세 번째 커플에게는 결혼이라는 키워드가 주어졌지. 네 번째 커플은 음… 잘 모르겠지만 ‘무한한 사랑’이라고 했던가?
현규=사실 네 번째 커플은 따지고 보면 ‘믿음’과 ‘외도’, 이 두 개가 타이틀인 것 같아. 영원한 사랑을 묘사하고 있지만 그것도 부인이 남편을 한없이 믿고 있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잖아? ‘사랑과 전쟁’에 나올 법한 에피소드잖아.
훈재=그런데 그 부인이 남편의 외도를 용서한 것에서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면 무리가 아닐까? 나에겐 단지 게으른 아내가 자신의 게으른 생활을 유지시켜줄 수단으로 남편을 붙잡고 있으려는 것처럼 보였어. 그 부인에게 남편은 그저 ‘돈줄’ 정도밖에는 안 되는 것처럼 보였다는 거지.
현규=사실 한국에서도 아직까지는 경제력을 남자가 갖고 있는 편이 많은데, 그래도 요즘엔 외도를 참지 않고 이혼하는 커플도 많은 듯해.
훈재=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상당히 극한의 상황을 설정해 놓고 관객들에게 나름의 의미를 찾길 권유하고 있는 듯해. 예를 들면 첫 번째 커플에게는 ‘에로스’라는 키워드가 주어졌는데 결혼이라는 제도나 무한한 사랑은 배제된 상태지. 두 번째 커플에게 주어진 ‘임신’이라는 키워드는 성 관계가 배제된 임신이지. 인공수정이라고 했지 아마?
현규=맞아. 그렇게 보면 이 영화와 <러브 액츄얼리>는 많은 측면에서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여러 개의 에피소드가 결국 얽히고설켜 한 가지로 정리된다는 것까지.
훈재=난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색깔에 더 매력을 느꼈어. 그런데 <러브 액츄얼리>에서는 몇 커플이 등장했지?
현규=적어도 6~7커플 이상은 됐던 것 같아.
훈재=요즘 한국에서도 옴니버스 구성방식의 멜로영화가 자주 만들어지는 것 같지 않아? <기다리다 미쳐>라든지, 정일우가 나왔다던 영화, 뭐였더라, 아무튼. 근데 완전히 병렬식이었던 이 영화의 구조는 어떻게 생각해? 이게 최상의 방법이었을까?
현규=사실 모든 에피소드가 정확한 분배를 이루긴 힘들잖아. 난 같은 비중으로 구성된 에피소드가 괜찮았던 것 같아. 영화 자체가 사랑에 대한 단편적인 답이 아니라 여러 생각을 보여주는 콘셉트였잖아. 서로 이야기가 섞이기보다는 분리되는 형식이 적당했다고 봐.
훈재=지금 생각이 났는데, 두 번째 커플은 왠지 연극 느낌도 났었던 것 같아. 독백부분 등 그런 희극적인 요소랄까, 아무튼 그런 건 두 번째 커플이 최고였어!
현규=여담이지만 난 사실 처음에 두 번째 커플의 에피소드를 보면서 마지막에 임신에 대한 공익광고를 찍는 콘셉트로 끝나는 줄 알았어.
훈재=세 번째 커플에게는 동성애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영화는 섹스도 임신도 없는 사랑을 제시하기 위해 세 번째 커플을 대입했겠지만 말야.
현규=플라토닉러브의 측면에서 본다면 동성애도 꼭 배척받을 것은 아니라고 봐. 사람과 사람이 정신적으로 서로에 대해 의지하고 느끼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닐 테니까.
훈재=그게 다가 아닌 게 문제가 되는 거겠지. 사회적으로. 이를 테면 넌 아빠만 두 명이 있는 가정을 쉽게 상상할 수 있겠어?
현규=아빠만 두 명, 엄마만 두 명이 아이 입장에서 가족을 소개할 때 난감할 것 같기는 해.
훈재=그렇지. 하여튼 동성애자를 수용하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 준비되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 그런데 난 남녀가 사랑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는 극중 인물의 아버지 말에 동의하는 편인데, 그렇다면 왜 신은 또한 같은 성끼리도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도록 만들었을까?
현규=난 사람과 사람으로서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가능할 것 같아. 사실 동성애는 오랜 세월 논란이 돼 왔던 소재니까 앞으로도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
훈재=첫 번째 커플과 네 번째 커플의 차이점은 뭘까? 원래 사랑하는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육체적인 사랑을 하고… 사실 네 번째 커플이 ‘무한한 사랑’이라는 타이틀에 어울리는지 잘 모르겠어. 순수한 사랑의 교류가 조금 있었다는 것, 그걸까?
현규=사실 무한한 사랑은 부인을 떠나보낸 중장 층의 사랑에 더 어울린다고 봐.
훈재=네 번째 사랑의 주인공이 나이가 많은 사람이어서?
현규=‘사랑’하면 20~30대 사랑을 생각하는데, 나이가 들어서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아.
훈재=세실리아가 어네스토를 사랑하는 태도가 무한한 사랑과 좀 더 맞을 것도 같다. 가정이 있고 나이는 50대에 온갖 악재가 있는데도 그저 그녀는 어네스토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할 뿐이니까.
현규=그렇게 보면 나이 차가 있는데도 그것을 극복하게 하는 힘, 그게 바로 사랑의 힘인 거지.
훈재=그런데 세실리아 역을 맡은 배우는 정말 예뻤던 것 같아. 엘사 패타키라고 했던가?
현규=여자 주인공들이 다 예뻤던 것 같아. 루시아 역으로 나왔던 모니카 벨루치도 여전하고.
훈재=모니카 벨루치에겐 미안하지만 딱히 내 눈에는 들어오지 않더라. 그나저나 거의 홍보용 원톱으로 내세우는 걸 보면 그녀의 스타파워는 건재한 것 같아.
현규=사실 내 생각에도 모니카 벨루치가 혼자 나온 홍보 포스터는 요즘 나오는 씨아의 ‘그래도 좋아’ 뮤직비디오랑 비슷했던 것 같아. 결국 우리에게 세실리아는 태왕사신기의 이지아 같은 존재가 된 건가?
훈재=그럼 모니카 벨루치는 문소리가 되는 거고?
현규=뭐 그런 셈인가? 어쨌든 예쁜 여자 주인공들도 많고,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볼 점도 많았고 여러모로 좋은 영화였던 것 같아.
훈재=음… 난 사실 여자주인공들만 눈에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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