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메뉴 관리자 글쓰기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889)
Intro (4)
Discrete (109)
Continuous (244)
Miscellaneous (230)
사용중지 (150)
b4 categorized (151)

recent posts

archive

툴바 보기/감추기
=) always.

'서울'에 해당되는 글 4

  1. 2007.12.21| | 2007년 가을학기, 그 마지막을 향하여 2
앞으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이제 곧 가을학기가 끝난다.
처음 상경을 결심했을 때, 난 아무렇지도 않았다. 지긋지긋한 대전 생활을 버리고 서울에서 경영 수업을 들으면서 대학 생활을 만끽해보리라!라고 다짐했을 때 난 자신만만했다. 어차피 이공계로의 뜻을 버린 지 오래였기에 사실 결심은 이미 봄학기를 시작하기 전에 끝나있었고, 그 때 이미 나는 열심히 메일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난 6월의 수강신청 때 테크노경영대학원의 5과목을 선택했다. 그리고 방학을 보냈다. 사실 방학 때 나는 나름 바쁜 생활을 했다. 연세대학교 계절학기로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을 청강하느라 여름방학의 절반을 쏟았고, 잠시동안 학원 시간강사 노릇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찌는 듯한 더위를 겪었던 8월 중순 이후에는 학원 알바가 하기 싫었던 탓에 머리를 굴리다가 핑계거리를 찾아서 부족한 경제학적 지식을 늘릴 요량으로 김진욱 강사의 경제학 특강을 들었다. 물론 이 때 나는 밤마다 소녀시대의 데뷔과정을 지켜보았다. 경제학 특강의 종료일은 9월 1일이었고, 학기는 당장 9월 3일 시작이었다. 난 일요일을 집에서 빈둥빈둥대다가 학교에 가기 전날 배를 앓았다. 시험기간만 대면 속을 앓는 내 신경쓰임이 혼자 서울캠퍼스에 떨어지는 걱정과 만나서 반응을 일으킨 것이었다.
어쨌든 처음 학교에 등교하는 날, 등교시간은 짧으면서도 참 길었던 것 같다. 그렇게 학과 사무실에서 강의실을 물어물어 들어가던 그 순간 나는 만감이 교차하는 오묘함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사실 이대로 그냥 대전에 돌아갈까?라는 생각도 1초정도는 했던 것 같다. 사실 난 그만큼 두려웠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렇게 난 첫 수업을 들었고,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날, 그 날, 그 날이었다.
어쨌든 내가 맨 처음으로 들었던 경영조직론은 이번 학기 6과목 수업중에 가장 커다란 로드에 휩싸였던 과목이었다. 나는 엄청나게 열심히(!) 하지는 않았었고, 약간의 free-rider기가 보이는 활동을 했지만 리더로서 주축이었던 병훈이 형이랑.. 진주누나, 형수 형은 정말로 엄청난 토론 끝에 한단계씩 stepwise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갔다. 그 때? 나는 물론 한마디씩 거들기만 했던 것 같다. (이게 다 소녀시대 때문이다.) 매주 준비하던 발표에서 펑크가 나버리는 덕분에 교수한테 점수도 많이 깎이고, 조원들에게는 많이 미안하지만 어떻게 그 수업은 결국 끝나고 말았다. 물론 끝날 수업이긴 했다. 그러고보니 마지막 발표를 준비했던 그 날에는 늦잠까지 자서 우리 조 발표는 듣지 못했다. (리허설을 봐서 어떻게 했을 것이라는 것은 꽤나 짐작이 가지만) 그리고 보고서 준비를 하는 바람에 난 투자론 시험이 끝나고 선배들은 다 MT를 가던 그 시점에 보고서를 쓰면서 신세한탄을 하고 있기도 했었다. (물론 내가 원해서 한 거였는데 괜히 그랬다.) 여러모로 아픔이 많은 과목이었던 것 같다(?).
마케팅원론 수업은 여러모로 느끼는 것이 참 많았다. 교수도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스타일이었고, 전혀 생소한 과제에, 지금까지 내 주위에는 없었던 새로운 사람과 조모임을 했던 탓에 난 열정적으로 참여를 했다(라기 보다는 여기도 방관자적 입장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ED에 대한 Cialis Case를 풀 때에는 엄청난 좌절과 고뇌에 휩싸였고, 결국 남들의 절반 분량으로 오답으로 답안지를 채워내고 말았다. (어떻게 다들 저렇게 글을 길게 써내는 지는 알 수 없다.) BYC 프로젝트는 마지막 교수의 feedback을 생각해보면 그닥 성공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지만 교수님이 수업이 다 끝나고 사준 저녁은 참 맛있었다. 그러나 교수님은 그 마지막 저녁식사에서도 철저하게(!) 나를 버렸다.
계량경제학 수업은 뭔가 배운 게 많은 것 같은 과목이었다. 사실 대학생 때 수학 수업을 들으면 뭔가 많이 배우는 느낌이 많이 들어서 만족하곤 한다. 계량경제학 수업은 사실 통계의 연장선상에 있는 과목이었다. 첫 중간고사까지는 봄학기의 '확률과 통계' 수업으로 대충 때울 수 있을 정도로 무난했다. 물론 중간고사 이후에는 공부는 그닥 하지 않았던 데에 비해 진도는 빠르고, 수업은 어려워서 시험기간에도 고생을 했고, 시험 시간에는 더 고생을 해야했다. 그러나 학점을 받으면 더 고생을 할 것 같아서 슬프다. 어쨌든 이회경 교수님의 교수 스타일도 괜찮았다. 그러나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결과는 안타까울 따름이다.
(경영과학이랑 투자론은 패스!)
사실 경영대학 학생들의 가장 큰 특징은 다들 열심히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기도 하지만 달리 보면 밑을 깔아주는 학생들이 없다는 것, 고로 열심히 하지 않으면 내가 뒤쳐진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사실은 내가 한 학기동안 힘들었던 점이기도 했다. 물론 나는 소녀시대를 이용해(?) 현실도피를 하기는 했지만 시험기간마다 투자론 시험 꼴지를 생각하면 그저 눈물이 앞을 가리곤 했다.
그리고 경영대학 학부과정은 고등학교같은 추억을 만드는 집단이었다. 서울캠퍼스는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모두 비슷한 과목을 들어왔고, 똑같은 수업을 들으면서 똑같은 과제에 베끼면서 하나하나씩 해결에 나가는 그런 집단이었다. 학부학생이 20명이 안되는 매우 소규모 집단에서 이런 성격을 띄면서 1~2년간 생활하는 특성상, 과학고보다 더 고등학교 분위기가 났던 것 같다. 대학생이지만 이러한 특성을 지니는 탓에 12명 학생들끼리는, 아니 선배들과도 무지 친해보였다. 물론 나는 학사과정 학생들을 뺀다면 그저 아는 몇몇 사람과만 인사를 하고 지냈다.
어쨌든 나의 한 학기는 이렇게 끝났다. 새로운 경험을 했고, 새로운 지리에 익숙해졌다. 새로운 사람들 속에서 4달이라는 시간은 즐거웠다. 다음 학기는 앞으로의 2년을 위해 잠시 쉴 예정이다. 13년을 앞만 보고 달려왔으니, 4개월 정도는 나를 위해 투자할만한 값어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 (물론 20년이 넘는 세월을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들도 내 주위에는 많은 것 같다.) 사실 캠퍼스헤럴드 기자라는 이상한 직책을 얻는 바람에 이도저도 못하고 서울에 있게된 나의 유일한 선택이기는 하지만, 나를 위한 4개월동안 소녀시대나 보면서 탕진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절대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덧 : 200번째 포스팅이다.

'Continuou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에 가장 기뻤던 소식은..  (0) 2008.01.03
찝찝한 1월 1일  (0) 2008.01.01
Little Pause  (0) 2007.12.06
Cialis Case  (0) 2007.1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