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nínsula de Yucatán
어제는 몰랐던 숙소 아침이 정말 괜찮음을 깨달았다. 사실 어제 일기를 마무리하고 호스텔에서 무료로 주는 술이랑 70페소 저녁(스웨디시 미트볼)을 먹었는데 둘다 괜찮았는데, 아침 오믈렛도 짱 맛있다. ^^ 여튼 밥 든든히 먹고 다시 물놀이를 하러 Casa Cenote로 출발했다. 이제 너무 자연스러운 콜렉티보 탑승. 20페소로 세노테 근처까지 갔는데, 근처에서 편도 50페소를 부르는 택시가 있어 과감히 무시하고 혼자 걸어갔다. 한 20분 걸어서 까사 세노테 도착. 사실 길 가다가 오 예쁘네 하고 사진 찍고 계속 앞으로 가다가 되돌아왔다. 300페소로 입장료 및 장비, 라커 풀셋을 했는데. 어제 갔던 도스 오호스가 동굴형 세노테라면 여기는 대놓고 오픈형이다 주위로 돌과 망그로브 나무가 쭉 둘러있어서 진짜 자연 수영장에 온 기분이다. 그리고 환한 태양빛이 물에 드개로 들어오는데 초록과 파랑의 오묘한 조화가 장난아님. 아 언어능력이 부족해서 이걸 제대로 표현하질 못하니 안타깝다. 그러나 여기는 중간에 쉴 곳이 없어서 한번 쑥 들어가면 다시 나와야 쉴 수 있다. 조끼 안 빌렸으면 한시간 내내 연속으로 수영할 뻔 했다. 여기도 다이빙해서 뭋 밑에서 다른 구멍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있던데 난 스노클링으로 만족하기로 했어요. 이건 진짜임. 난 그냥 위에서 스쿠버 하는 사람들이 뿜는 공기방울을 터뜨리며 놀았다. 그러나 이것도 나름 재미집니다. 그리고 두번째 일정으로 그랑 세노테에 갔다. 거의 모든 세노테(유명한 것들)이 Tulum - Playa del Carmen 라인에 있어서 콜렉티보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그랑 세노테는 Valladolid 가는 길이라서 콜렉티보 대신 택시를 타야된다. 일단 까사 세노테에서 툴룸까지 오긴 했는데 그랑 세노테를 걸어가자니 말도 안되고 택시 타면 혼자 80페소 내긴 아까워서 프란시스코 앞 타퀘리아에서 서성이는데 누가 앞에서 택시를 잡길래 얼른 같이 탔다. 사실 까사에서 올 때도 콜렉티보가 안 잡혀서 택시 합승했는데 또 이러네. 여튼 North Carolina에서 왔다는 그 분은 저 멀리 Coba까지 가는 길이라기에 난 3km가서 내리고 20페소를 줬다. 그렇게 도착한 그랑세노테는 개방형도 동굴형도 아닌 중간 느낌이다. 아까보다 사람도 인지도도 많고 세노테 밖 잔디밭은 사람들이 일광욕도 하게 되어있다. 오호. 그리고 거북이 한 마리도 보인다. 오호. 사실 지금까지 갔던 곳 중에는 가장 놀이공원 같은 느낌이다. 가장 접근성은 떨어져보이는데 정말 쉬엄쉬엄 물놀이하기에는 그랑 세노테가 딱인 것 같다. 물 속에 돌도 많아서 중간에 서기도 좋고 깉은 곳은 바닥 찍고 잠수하기도 깊을 정도로 깉다. 나도 이번에는 스노클링 마스크만 빌려서 잠수가 가능했는데 덕분에 물속에서 매우 재밌게 놀았다. 머리가 어지러울 때까지 숨 참고 내려갔다가 올라가면서. 그리고 이제 숙소로 돌아가서 바야돌리드로 이동하려고 했는데 여기서 시간이 엄청 걸렸다. 일단 3km를 택시를 안 타고 80페소 아끼겠다며 거의 40분을 걸어서 툴룸 시내까지 온 것도 한 몫 했지만 거리에 있던 중국음식점에서 이른 저녁을 해결하려다가 음식이 엄청 나와서 한국에서는 세끼는 먹을 분량을...(사실 반찬 3개를 고리고 밥을 퍼주는 순간 뭔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다.) 받아들고 거의 한시간을 배가 꺼지길 기다리다 포기하고 들고 나왔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그 정도는 아니어도 엄청 잘 드시더라. 덕분에 세노테에서는 거의 3시에 나왔는데 ADO 터미널에 5시 50분이 다 되서 도착했다. 결국 원래 알고 있던 7시 30분 버스를 예매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체크아웃까지 한 곳에서 해먹에 누워 놀았다. 그러다가 609페소 비행기가 알고보니 2/4가 아닌 3/4로 예매했었다는 엄청난 에러를 컨펌메일로 확인하고 멘붕했다. 그러고는 예약변경을 하려니 표를 609MXN로 살 수 있는데 630페소를 내란다. 응?? 그래서 결국 표를 새로 사고 다시 확인하니 (그래도 이번에는 제대로 샀다만) 환불 불가! 안녕 내 30달러. 그렇게 난 한시간을 달려 바야돌리드에 도착했다. 참 그 길이 Telcel은 전파가 잡히는데 AT&T는 안 잡히더라. 여튼 도착하고 아까 들고 나왔던 밥을 다시 OXXO를 찾아서 콜라를 샀는데... 역시 절반 먹고 포기했다. 결국 난 그렇게 취침했다.
일어난 건 분명 6시인데 난 8시까지 침대에서 나오지 못했고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빨래를 맡긴 뒤 숙소를 나서니 9시 반이 다 됐다. 그래도 숙소 아침도 맛있고 빨래도 오늘 찾을 수 있다니 그건 다행이다. 원래 오늘의 목표는 Chichen Itza! 그 유명한 마야 유적지 피라미드와 Ik'kil cenote에 가는 것인데 치첸 이차는 최대한 일찍 가는 것이 좋음을 알면서도 굉장히 천천히 갔다. 도착하니 이미 11시가 다 되엇고 표를 사는 줄도 꽤 있다. 그리고 학생은 무료인 입장료를 나는 237페소를 냈다. 정작 멕시코시티 여행에서는 그냥 다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SETEJ 학생증을 만들 걸 그랬다. 거길 뜨니 이렇게 쓸 일이 마구 생길 지 누가 알았을쏘냐. ㅠㅠ. 여튼 구경온 수많은 학생들의 어림을 부러워하며 표를 사서 입장하고 포켓몬을 열심히 잡다가 정신줄도 다시 잡으니 그 피라미드가 눈 앞에 떡하니 있다. 근데 그 앞에 그늘이 없다. Teotihuacan도 그러더니 여기도 피차일반이네. 툴룸이 역시 인간적이었군. 여튼 열심히 사진을 찍어보다가 사람들이 박수치는 걸 쳐다보니 소리가 울리면서 동물 울림소리가 들린다. 오오 신기해. 그래서 사람들이 자기들 가이드와 함께 열심히 박수치는 걸 보니 뭔가 웃기다. 물론 나도 열심히 쳤다. 그렇게 피라미드 근처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론리플래닛을 읽다가 성스러운 우물(세노테)로 향했다. 가는 길 주위로 상점이 엄청 많은데 사실 유적지 안으로 상점이 아니라 노점이 그렇게 많은 곳은 처음 봤다. 여튼 그 길 끝에 있는 세노테는 그냥 봐도 엄청 깊어보인다. 그런데 옛날 그 마야인은 거기에 제사를 지내며 사람을 빠뜨렸다니. 그 길을 걸어와서 빠졌던 사람에 감정이입해서 보면 정말 슬프고 안타까운 먼길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세노테가 어쩜 그리 동그란지는. 바라보기만 하면 진짜 완벽한 원형 수영장이다. 그 뒤로 갔던 볼 경기장은 예전에 봤던 멕시코 다큐멘터리 영상을 떠올려서 동그랗게 나온 곳에 공을 넣는다는 상상을 하니 진짜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했더란다. 더 이상한 건 이긴 사람이 제물로 바쳐진다는 사실. 그 뒤로도 한가득 원형기둥이 빽빽히 찬 신전. 작은 피라미드들. 그리고 요즘 천문대랑 똑같이 생긴 관측소와 수출에 둘러쌓인 세노테까지 보고나서 치첸이차를 나왔다. 사실 론리플래닛 설명이 없었다면 + 종종 들리는 영어가이드 설명이 없었으면 오 크다하다 나왔겠지만 그래도 좀 이해하고 나왔다. 그리고 3km 떨어져있다는 익킬 세노테를 향해 땅볕에 걸어가기 시작했는데 운좋게 오토바이랑 차를 얻어타서 무사히 세노테에 도착했다. 차를 탔을 때는.. 사실 현지인차를 처음 얻어탄 거였는데 타고보니 이래서 이 동네 사람들이 히치하이킹을 많이 하나 싶었다. 메리다에서 툴룸에 간다는데. (그 멀리 한 4시간 거리) 여자친구가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다면서 내가 내일 메리다에 간다니 자기나 여자친구를 fb 친구로 추가하고 보자고 한다. 그래서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안될거 같다고 했다. 그렇게 들어간 세노테는 그 성스러운 우물과 흡사한 깊이다. 물론 그 높이에서 뛰어내일 필요는 없지만. 이제는 구명조끼도 안 빌리고 계단 따라 쫑쫑쫑 내려갔는데 깊이 15m짜리 원형 세노테가 눈 앞에 떡하니 있다. 그리고 계속 안전요원이 저쪽에서 다이빙을 하란다. 나한 사람 수영장에서 수영을 그리 오래 했어도 출발대에서 점프가 겁나는데 당연히 못 뛰고 물로 살포시 내려갔다. 역시나 차가운 세노테 물. 그렇게 주위를 보니 은근히 뛰어내리는 사람이 많은데 난 겁이 나서 못 뛰고 밧줄을 잡고 구경만 하다가 새 마음 새 뜻으로 시작한다며 결심하고 그냥 평지에서 2번, 계단에서 한번 뛰어내..(렸다고 이렇게 간단하게 썼지만 사실 이거 하는데 거의 한시간동안 고민했다.)리고 결국 다이빙 대에서 뛰어내리기 성공. 물론 멋있음. 폼과는 굉장히 무리하게 뛰었다.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가 갑자기 젊은 애들인지 어린애들인가가 엄청 와서 줄을 서릴래 그 줄만 또 한 20분 보다가 같이 뛴 거였더란다. 결론적으로는 뛴 거니까 그렇게 세노테에서 물놀이도 안 하고 거의 2시간을 있었는데 나오기 직전에는 방수팩 들고 뛰다가 방수팩에 손가락이 베였다. 하 참. 여튼 그렇게 4시 콜렉티보는 가까스로 놓치고 택시(합승)를 얻어타고 바야돌리드로 귀환. 포켓몬 고하러 소깔로에 갔다가 성당도 보고 시청사랑 이것저것 보면서 예쁜 바야돌리드를 구경하다가 저녁먹으러 아이폰 검색 신공. 그러하여 소깔로 바로 앞 호텔로 저녁을 먹으로 갔는데 하하 가격 190페소!! 물론 파스타는 좀 별로였다. 내 스타일 아니었음. 그래도 굉장히 여유로운 저녁식사였다. 그리고 한아랑 전화하다가 banamex로 돈을 뽑고 숙소로 돌아왔다. 사실 벌써 7000페소를 거의 다 썼다는 놀라운 사실에 트래비포켓을 유료결제해서 하나씩 정리해보니 정말 내가 썼던 것이 맞아서 놀라웠다. 입장료가 느근히 많이 들..었고 문제의 택시비 1350페소가 문제의 핵심이다. 사기도 이런 사기를 당하다니 또다시 부글부글. 여튼 한아 인생상담하다 이 얘기는 또 나왔다. 깔깔. 아까 맡긴 빨래는 오 상태가 괜찮았다. 히히. 들어오는 길에는 숙소인 Candelaria 공원 앞에 있는 성당에서 특이한 행사를 해서 구경을 했다. 앞에 있는 성모상에 열심히 치장을 했다. 그래서 덕분에 성당 구경도 하고 기도도 드렸다. 무사히 여행 마칠 수 있게 해주세요.
오늘은 메리다로 옮기는 날이니까 일찍 준비하겠다며 좀더 서둘렀다. 정작 서둘러야할 날은 어제였는데. 호스텔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는데 팬케익에 과일요거트를 준다. 거의 요거트가 홈메이드 수준이라 굉장히 맛나게 먹었다. 그러고는 정원을 보는데 호스텔 정원이 호스텔 건물보다 넓다. 해먹에 테이블도 짱 많고 샤워시설까지 쭉 있는데 여기가 이렇게 좋은 곳이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거의 Weary급이군. 그렇게 준비를 하니 또 시간이 한참 지났다. 이젤 나갈 준비+퇴실 준비를 하니 나가는 시간은 9시 10분 근처. 다른 게 없군. 그렇게 다시 콜렉티보 타는 곳으로 갔는데 오잉또잉 30분 맞춰서 가도 떠나질 않는다. 그래서 계속 콜렉티보 안에 있다가 갑자기 내 목적지인 Xkeken 세노테 옷을 입은 아저씨가 택시를 타길래 나도 부랴부랴 콜렉티보를 뛰쳐나가서 합승해서 갔다. 하하 그런데 30페소나 받는다. 분명 바야돌리드에서 치첸이차에 가는 게 35였는데... 뭐 여튼 그렇게 10시쯤 도착한 이시케켄에는 사람이 거의 없고 고요하다. 하늘에는 조그만 구멍 하나만 뚫려서 빛이 내려오고 옆으로는 커다란 종유석이 있는데 빛은 거의 없고 어둑어둑한 것이 꼭 불 꺼놓은 수영장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수영도 하고 닥터피시 테라피도 받다가 한시간쯤 둘러보고 나왔다. 사실 바로 옆에 있는 세노테까지 갈 생각이 있었는데 여기 가보고 나와서 사진을 검색한 뒤에 살포시 계획을 접고 바야돌리드로 복귀했다. 바로 숙소 예약도 하고 메리다로 ADO conecta를 타고 갔는데 이게 뭔가 했더니 버스가 아니라 밴이 다니는 거였다. 여튼 드디어 도시다운 도시 메리다에 도착해서 힘들게 힘들게 찾아갔더니 어머나. 도미토리가 가히 최악. 이 작은 방에 침대를 5개나 놓다니. 여튼 멘붕에 빠져서 방에서 속으로 깨깩 거리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메리다를 이것저것 찾아보고 길을 따라 쭉쭉 걸으면서 다녀보기로 하고 숙소를 나왔다. 숙소의 유일한 장점. zocalo 바로 앞. 일단 바로 옆에 있는 Montejo의 집에 가봤다. 사실 4시가 넘어서 닫았을 줄 알았는데 은행 banamex에서 해도 banamex 영업과는 무관하게 7시까지 한다길래 일단 in. 그 옛날 집을 복원했다는 건데 이걸 보면 거의 유럽 성 인테리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라서 놀라웠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왜 이런 한복판에서 집을 지어 살았는지까지는 잘 모르겠다. 그리고 나서 zocalo에서 Mérida 인증사진을 찍고길을 따라 쭉 올라가다가 아까 가려고 했던 마야음식점 La chayamaya를 보고 들어갔다. 일부러 저녁시간이 되지 전에 갔는데도 사람이 꽤 많아서 놀랐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초록색 음료를 먹고 있었다. 난 Flavor of Yucatan이랑 그 초록색 음료를 시켰는데 정말 음료가 건강해지고 입이 박하사탕 먹은 마냥 허~해지는 맛이었다. 여튼 유카탄의 막은 굉장히 맛있는 타고 3개와 옥수수인지 콩인지 모를 노랑색 네모 모양 음식이었다. 안에서 토르티야를 열심히 만드시는 것도 봐가면서 열심히 먹었는데, 사실 먹다가 배불러서 남겼다. 이 나라사람들은 다들 잘 먹나보오. 그리고 길을 나서는데 한시간 걸렸다. 역시 먹는데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뒤에는 쭉쭉 걸어서 공원들을 지나고 지나서 Paseo de Montejo의 초입까지 갔다가 쌩쌩달리는 차들만 보고 거리에서 플라밍고 관광 팜플렛을 보며 입맛만 다시다가 결국 출발점인 zocalo로 돌아왔는데.. 오오 아까 봤던 Montejo Casa 앞에서 뭔가 행사를 했다. 집 앞 facade에 프로젝터를 비춰서 색깔까지 입혀 설명을 해주는 거였는데 제일 중요한 건 영어 설명을 옆에 같이 준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기다려서 쭉 봤는데 그 집에 대한 여러가지 역사들과 가족들에 관련된 이야기. 원주민과의 역할극. 전통춤까지 풀세트로 설명해주는 유익한 쇼였다. 그런 뒤에는 론리플래닛에 있는 아이스크림가게에서 sorbete를 먹었다. 그러고서 들어가는데 오잉 갑자기 자전거들의 대향연. 갑자기 호위를 받으며 자전거들이 소깔로를 한바퀴 돌길래 이게 뭐지 했더란다. 아 맞다. 그러고보니 이 연극 설명을 보기 전에 시청사에서 벽화도 봤다. 유카탄이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마야인들 원주민들이 많이 살고 독립운동을 많이 해서 박해도 많이 받았다보니 아무래도 피의 역사가 많아서 그림 중에는 좀 잔인한 그림들도 간혹 있었다. 전반적으로 숙연해지는 느낌이 큰 그림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다.
일어나면 꼭 하는 일이 어딜 가야되는지 정하는 일이다. 메리다 관광으로 검색하면 나오는 것 중에 한인이민기념관이 있길래 거기는 한번 가보자는 마음으로 정말 느즈막히 길을 나섰다. 물론 다른 곳들도 대충 정한 뒤에. 개인적으로 샤워실설은 호스텔 중 가장 열악해서 쫌 많이 별로였다. 소깔로 옆에 있는 맥도날드에서 애플파이를 사먹고는 시장 사이를 슉슉 지나서 11시쯤 기념관에 도착했는데 문이 잠겨있고, 맞은 편에서 어떤 분이 현지인이신 것 같은데 뭐라고 막 설명을 스페인어로 하시면서 명함을 하나 주셨다. 명함을 받아서 전화해봤지만 전화를 안 받으시길래 별 수 없이 근처의 2차 장소였던 큰 시장과 시 박물관으로 향했다. 역시나 시장에서는 어느 도시나 그렇듯 잡다한 오만 것들을 다 팔았고 특히 먹는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도박용 기계도 있었다. 그리고 박물관에 가봤더니... 호호호 아까 걸었던 번호로 전화가 와있었다. 그래서 조금 있다 뵙기로 하고 박물관에 갔다. 사실 박물관은 마야 관련 유적도 큰 부분이지만, 한국 이민, 그리고 안창호 선생님과 같은 한국 독립 관련 이야기들도 전시장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관련 전시 내용을 보니 뭐 유카탄 사람들의 유명한 문학, 스포츠 관련 전시, 유카탄의 과거와 현재도 같이 전시되면서 유카탄 공원에 있는 특유의 컵모양 의자도 같이 전시되고 있었다. 그러고 나서 향한 이민박물관은 정말 100여년전 벌어졌던 가슴아픈 한인의 역사가 사진으로 남아있었다. 설명해주시는 할머니 분은 한인 3세셨는데, 차근차근 30분에 걸쳐서 사진 하나, 그리고 그에 관련된 역사적 이야기들을 설명해주셨다. Henequen 애니깽이라고 불리던 멕시코 이민 한인들은 1905년 처음으로 멕시코 유카탄 땅을 밟았는데 갈때부터 짐짝처럼 실려갔던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여권을 빼았기고 돌아가고 싶어도 4년의 계약기간은 채워야한다며... (사실 멕시코와 한국의 음식, 기후가 비슷하다고 거짓말을 해가며 현혹시켜서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데려갔단다) 반강제적으로 일을 시켰다. 결국 추가로 1년을 더 일하면서도 돈이 아닌 Hacienda 내부 화폐로 월급을 받앗던 그들은 힘들게 밤낮없이 일을 해야했고, 그동안 조선은 일제에 합병당했다. 그런동안 한민족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려던 그들은 독립을 응원하고 자금을 지원했으며, 한인회관과 한글학교, 한인끼리의 결혼 등으로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그 흔적은 메리다 어딘가에 '제물포'거리로, 그리고 이 박물관으로 남아있다. 사실 처음에는 좀 지루하게 듣기 시작했는데 마지막에는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중간 그 어디쯤에 놓여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힘든 시간을 이겨낸 그분들에게 약간의 기부와 감사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주말에는 할머니분들이 음식과 이야기를 전수하신다는데... 전 주말이면 산크리스토발이라... 여튼 굉장히 뜻깊은 순간이었다. 그리고 나서는 메리다 중심을 따라가면서 피자+콜라를 25페소에 먹고 오늘의 최종목적지인 Paseo de Montejo로 향했다. 어제 밤과는 또 다른 느낌에 신기했는데 쭉 건다보니 그 때 조성 당시의 계획에 맞게 굉장히 고풍스런 건물들이 눈을 사로잡았다. 길을 걷는 재미가 있는 거리였는데, 나도 사진 찍으면서 총총 걸어다니다가 1차 목적지인 유카탄 인류학박물관에 도착했다. 사실 건물은 유카탄의 역사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유럽양식의 건물이었고, 내부전시물은 영어 약간의 소스가 첨가된 스페인어 설명이었다. 결국 나는 많이 둥글둥글한 조각으로 장식된 돌덩이들-마야 석조 유물-과 약간의 도자기들, 금속, 보석들과 정말정말 예쁜 건물 장식을 보고 박물관을 빠져나왔다. 물론 크게 크게 각 관에 대한 설명과 종종 중요한 부분은 영어 설명이라서 치첸이차와 Uxmal에 대한 이야기, 마야인들의 무역에 대한 이야기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좋았다. 물론 그것보다 건물의 샹들리에가 좀 더... 건물을 나선 뒤에는 거리에 있는 파스타집에서 런치세트를 먹고 길을 가는데 너무 예쁜 흰색 건물이 있어서 하나 찍고, 또 사람이 나오는 건물이 있어서 이건 뭐하는 건물이지 하며 들어갔는데 그 저택같은 건물이 그냥 일반 은행 건물이라 깜짝 놀랐다. 건물 안에 정원도 있고 조그만 기도시설도 있고 주차장도 넓던데... 이런게 그냥 은행 건물이라니 놀랐다. 그 옆 건물은 저택 박물관이던데 사실 난 그 은행 건물이 훨씬 예뻐보였다. 그리고나서 스벅에 들어갔는데 스벅 건물도 예뻤다. 세상에 게대가 요거트프라푸치노도 싸서 벤티사이즈를 냠냠냠 먹었다. 그러고 나서 발견한 월마트에서 아이쇼핑을 하며 셀카봉을 살까 고민도 하고, 유나이티드 에어라인과 여러 호텔 건물까지 본 뒤 난 오늘 최후의 목적지인 마야기념조형물인 향토기념비까지 도착했다. 그러나 이미 어둑어둑해져서 공사중인 회색 돌덩이는 더 칙칙해졌다. 그리고 돌아오려고 버스 모양 정거장 표지판에서 사람들이 타는 버스를 잡으려 하다가 행선지도 몰라서 포기하고 결국 그 길을 다시 걸어오고야 말았다. 그러다 오는 길에 트립어드바이저에서 추천한 피자집에 갔는데 오늘은 목요일이라서 판으로만 피자를 팔고 조각으로는 안 파신다고 하길래 결국 눈물을 머금고 나왔다. 그렇게 다시 어제도 마주친 그 길을 다시 지나오는데 Mercado60이라는 팬시한 가게가 있어서 한번 보고 어제 검색해놨단 Santa Lucia 공원에서 하는 민속공연을 보러 갔다. 사실 숙소에 다시 들어가면 절대 안 올 것 같아서 몊 시간 전부터 가서 기다렸는데, 보니 굳이 그렇게 미리 가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이 많은 공연은 아닌 것이 어차피 매주 한다. 그래서 2500회 공연 기념석이 공원에 달려있다. 여튼 그 안에서 꼬마들이 떼를 쓰는 것도 보고 주위도 둘러보다가 거의 두 시간만에 공연 시작. 공연은 괜찮았다. 전통 춤과 전통 음악이라 누구나 관심있을 공연인데 끝날 즈음에는 사람들이 반은 없어졌다. 그렇게 여튼 공연이 아까 갔던 메르카도에서도 공연을 하길래 거기서도 공연을 잠시 봤는데 외국인 관광객이나 힙스터들을 위한 공간이라 그런지 노래도 락이었다. 거기를 나와서 버거킹에서 햄버거라도 하나 먹을까 했는데 오잉 어제 봤던 그 버거킹이 10시가 넘었다고 문을 닫았네. 결국 쓸쓸히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는 다른 길로 돌아왔는데 야간에는 가게에서 거리 아래까지 탁자를 내려놓고 장사를 하는 모습도 보았고, 어린 꼬마를 데리고 다니면서 장사하는 힘든 엄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오늘은 드디어 칸쿤에 간다. 물론 칸쿤에서 특별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칸쿤에서 남들 다 간다는 coco bongo도 안 가고 zona hotelera도 안 갈 예정이라도 어차피 30달러로 두번 예매한 그 비행기가 칸쿤에서 툭스틀라로 가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일단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땡볕같지 않은 땡볕에 ADO 터미널로 걸어갔다. 분명 겨울이지만 여기는 햇빛 받으면 땀이 솔솔 난다. 그렇게 터미널에 도착해서 칸쿤에 가는 버스를 탔다. 분명 맵스미로 볼 때 이 거리는 그렇게 까지 걸릴 거리는 안되어 보이는데 4시간이 넘게 걸린다. 여튼 창밖의 드넓은 녹색을 바라보며 도착한 칸쿤 버스 터미널은 바로 시내 한 가운데에 있고, 내가 예약한 호스텔도 여기서 200m도 안 되는 곳에 있다. 왜냐면 어차피 다음날 아침에 비행기로 날아가야하기 때문에 그냥 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호스텔에 자리를 잡은 것. 일단 난 갈 일이 없겠지만 수영장도 있다는 숙소에 짐을 떨궈두고 칸쿤을 벗어나 Isla Mujeres에 가보기로 했다. 단지 이유는 하나, 석양을 보고 싶은데 칸쿤, 플라야 델 카르멘, 툴룸. 다 동쪽이라서 일몰을 볼 수가 없었던 것. 여튼 숙소에서 알려준 버스가 한데 모이는 곳 앞에 맥도날드가 있길래 땡볕에서 좀 쉴 겸 저렴한 치즈버거를 하나 먹고 버스를 탔다. 그러나 목표지점이었던 Punta Sam으로 가야되는데 버스를 한참 타고 가서야 버스를 잘못 타고 칸쿤의 그냥 마을 한쪽에 들어간 것을 한참을 밖으로 쳐다보고서야 알았다. 그래서 도로 그 노선의 반대방향으로 버스를 타고 돌아나왔다. 덕분에 진짜 칸쿤사람들은 어떤 환경에서 사는지도 볼 수 있고 소소하게 태권도장도 볼 수 있었는데 사뿐히 1시간 반은 버렸다. 결국 난 가끔 저렴이 배를 탈 수 있는 Punta Sam이 아닌 비싸지만 자주 있는 UltraMar를 타야 하는 Gran Puerto로 타고 갔다. 그런데 여기서도 버스를 갈아타고 갔다. 하아 뚜벅이는 이런 것인가. 결국 칸쿤 출발 후 몇 시간만에 도착한 이슬라 무헤레스는 예상대로 어차피 작은 섬이라서 딱히 볼 것은 없었지만 석양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좋았다. 칸쿤 시내처럼 사나운 차들이 쌩쌩 달리는 곳이 아니고, 그냥 해안가에 유유히 걸어다닐 수 있는 섬이었고, 난 Playa Sol과 Norte의 분기점에 있는 부서진 나무 선착장에 가만히 앉아 지는 해를 지켜봤는데 그 느낌이 참 좋았다. 끼리끼리 온 사람들은 물놀이도 하고, 물고기도 잡고 있는데 그냥 평화롭게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참 좋았다. 해안가에는 식당들도 참 많았고, 모래사장에서는 결혼식을 하는 광경도 볼 수 있었다. 까리베 쪽에 있던 해안도로 말레꽁은 아바나의 그것과 비슷하게 어둑어둑하긴 했지만 참으로 고요했다. 근처 마을회관에서는 사람들이 에어로빅도 하는 소소한 마을이었다. 그렇게 마을을 둘러보고 메인 스트리트에서 밥을 먹으려다가 그냥 트립어드바이저의 추천을 고려해서 나의 사랑 helado만 사서 시내로 돌아왔다. 참고로 배를 타고 올 때도 시간이 없을까봐 밥을 안 먹고 시내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타려던 배 하나는 눈 앞에서 줄이 끊기는 바람에 통째로 배 하나를 더 기다렸으니 정말 오늘은 시간을 흥청망청 써댔다. 그렇게 힘들게 온 칸쿤 터미널에서는 또 힘들게 제대로 설 수도 없는 상태에서 낑겨서 콜렉티보를 겨우 타고 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렇게 숙소에서 한숨을 돌리고 난 밥을 먹어보겠다며 방을 나섰다. 일단 조사를 해본 결과 괜찮은 멕시코 음식점이라는 후기에 파히타를 시켰는데 가격에 비해서는 솔직히 그저 그랬고, 금요일 주말이라 공원에는 사람이 진짜 많았다. 오히려 공원에서 아기들은 모형 자동차를 타고 놀고, 청소년들은 무대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공연을 하고, 주변에는 노점상들이 이것저것 팔면서 조용히 하루를 마감하고 있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였다. 여기도 다 사람 사는 공간이다.
까사 세노테. 진짜 청록색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여기는 그랑 세노테. 정말 가족끼리 오기 좋은 작은 놀이공원의 느낌이다. 실제로 이런 개발된 세노테는 거의 다 사유지라고.
El castillo 앞에서 모여있는 저 사람들은 보나마나 가이드와 함께 박수치면서 울리는 소리를 듣고 있었을 거다. 메아리가 새소리가 난다.
허리로 공을 쳐올리는데 저 튀어나온 원에 공이 들어간다니 이 어찌 아니 신기할수가.
나도 저기서 2번이나 뛰어내렸다. 하하하
물론 여기 온 대다수 사람의 현실은 그냥 밧줄과 친구하고 매달려서 논다.
진짜 예쁜 바야돌리드의 석양. 그 어떤 스페인 도시보다 예쁠 거다.
바야돌리드 동네 공원에 모여 공연하는 사람들과 관객들
여기는 이시케켄 세노테. 딱 신비스러움이 느껴지는 공간인데 더 신기한 건 닥터피쉬가 각질 청소도 해준다. 내 발에 많이 모였던 것은 함정.
직접 또르띠야를 만들어주시는 라 차야마야의 아주머님들.
몬테호의 집 앞에서 하는 해설 행사. 덕분에 부조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들을 때만)
Museo Conmemorativo De La Immigración Coreana. 한인이민기념박물관. 지구 반대편에서 조선인, 한국인으로서 힘든 시간을 버텨온 그분들께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이런 공간을 운영해 오심에 감사합니다.
메리다의 평범한 은행 내 정원. 아 평범하다.
1시간동안 이어진 메리다 산타루치아 공원에서 하는 세레나데 전통공연. 메리다에서는 매일 각자 다른 곳에서 비슷한 종류의 공연을 하고 있다.
여인의 섬, 플라야 솔에서
일몰을 보면 이렇습니다.
라스 팔라파스 공원. 금요일이라 사람도 많고 다들 행복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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