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메뉴 관리자 글쓰기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889)
Intro (4)
Discrete (109)
Continuous (244)
Miscellaneous (230)
사용중지 (150)
b4 categorized (151)

recent posts

archive

툴바 보기/감추기
=) always.

여행할 곳을 정할 때 여러 중요한 사항들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결국 그 지역에 대한 흥미라고 보면 쿠바는 나에게 선호 여행지로 항상 1순위였던 곳이었다. 한국:북한 = 미국:쿠바라는 관계식, 사회주의 국가라는 점만으로 쿠바가 뭔가 금기의 땅과 같은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면, 그건 그냥 쿠바, 쿠바인들을 향한 가십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나에게 쿠바를 생각할 때 사회주의, 체 게바라, 피델 카스트로는 일단 저 뒤에 제쳐 두어야할 것들이었다. Sicko에서 보았던 쿠바,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비롯한 여러 여행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쿠바는 그래도 한번쯤 가볼만한 나라였다. 실제로 그렇든 그렇지 않든 간에 아직 날것인 것만 같은 나라. 50년대 혁명 이후 올드카가 굴러다니는, 인터넷 접속도 쉽지 않은, 시간이 멈춘 것만 같은 나라인 쿠바이기에 쿠바라는 곳에 간다는 것, 쿠바 여행은 괜한 설레임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느낌이었다.

물론 여행도 인터넷 없이는 해본 적이 없기에 두려움은 조금 있었지만 최근 인터넷이 없이 살아본 적은 딱 한번 있었다. 훈련소 4주. 훈련소에서의 4주는 내가 굳이 인터넷이 필요한가, Connected life가 얼마나 필요한가에 대한 자문을 던지게 했고, 덕분에 난 그로부터 3달 뒤 피쳐폰으로 바꾸고 살아가게되었다. 아마 인터넷 없는 여행에 대해서 그래도 괜찮겠지 하는 마음가짐은 이런 경험이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정말로 쿠바에 가겠다는 생각은 제작년 쯤부터 했던 것 같다. 일단 동남아, 유럽, 일본, 미국 서부 방문도 다 해봤으니 이제 정말 걸어서 세계속으로에 나왔던 그런 나라들을 갈 차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떠올렸던 여행지가 작년에 갔던 빨간 머리 앤의 땅, Atlantic Canada와 쿠바였다. 그러나 쿠바에 가기 위해서는 2주 정도의 꽤나 긴 기간이 필요했고, 이는 한국 직장인의 휴가 기간 상 거의 최대 수치에 해당했다. 일단 그 2주를 내는 데 거의 4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해야겠다. 또한 적절한 비행기편이 필요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인들에게 쿠바의 관문 항공사와 같은 에어캐나다는 토론토 직항이 없어서 밴쿠버-토론토 경유를 해야했고, 그렇지 않다면 뉴욕-칸쿤 루트를 이용해야 했는데 어떤 루트를 이용해도 가는데 2+ 경유에 24시간이 넘게 걸리는 아름다운 일정이었다. 사실 그래서 작년 10월에는 10일이 약간 넘는 기간으로 인해 쿠바를 포기하고 북미 동부 여행으로 수정했었기에 뉴욕까지 날아갔던 나는 거기서 Nova Scotia로 날아갔다. 

올해 여행 계획을 쿠바로 대충 정할 때 가장 관심있었던 것은 미국의 sanction이었다. 과연 이 제재가 과연 풀릴 것인가. 언제, 얼마정도 풀릴 것인지에 대해서 전혀 아는 바가 없는데, 수교가 이루어지고 오바마는 쿠바 방문까지 했었다. 이 제재가 중요한 이유는 현재 미국에서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미국-쿠바 직항 비행기를 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제재가 풀린다면 쿠바를 방문하기는 훨씬 쉬워지고, 2nd american invasion은 가속화될 것이 불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보고 싶은 쿠바는 점차 사라져갈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 전에 방문하는 것은 불편하지만 옳고, 그 뒤에 방문하는 것은 편하지만 틀린 길이었다. 그리고 결국 제재는 풀리지 않았기에, 2+ 경유가 확정되었고, 그 후에 저렴하고 괜찮은 루트가 있는 비행기표를 사기 위해서 또 엄청 열심히 움직였다. 원래는 멕시코시티 경유를 노리면서 Skyscanner를 열심히 들어가봤는데 내가 원했던 아시아나 LAX 경유 루트가 있기에 옳다구나!했었다. 그러나 이 표가 갑자기 잠수를 타고 또 일정을 바꾸기 위해 해외의 이상한 Agent에게 연락해서 추가 요금을 내고 스톱오버를 신청하는 것이 굉장히 번거롭다는 생각을 하고는 쿠바가 아니라 저렴하게 갈 수 있는 호주에 갈뻔 했다. (호주 비행기는 80만원이면 되던데.) 그러나 결국 서울-SF-멕시코시티 114만원, 멕시코시티-쿠바 36만원 표를 각각 예매해서 내가 원하는 일정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때가 12월 2일. 여행 1주일 전이었다. 당연히 쿠바 여행에 대한 사전조사 따위는 불가능했고, 정말 아무런 준비없는 여행길이 시작되었다. 그 때는 몰랐다. 나한테 쿠바 여행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덤,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것은 쿠바 관련 가이드북과 에세이집이 정말 많다는 점이었다. 사실 이렇게까지 많을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는데, 가이드북 종류만 5가지정도 되고 에세이 타입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덕분에 정말 필요없는 시험인 투자자산운용사 시험이 끝나고 혼자 교보문고에서 몇시간동안 어떤 가이드북을 사야하는지 직접 읽어봐야했다. 우리나라에서 쿠바에 가는 사람이 그렇게 많은 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종류도 많고 비슷비슷하면서 다양한 가이드북을 보면서 열심히 여행에 대한 꿈만 키웠다.




'Discrete > 16 Central Ame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쿠바 소품문 3 (Propaganda y socialismo)  (0) 2017.01.12
쿠바 소품문 1 (Viaje introducción)  (0) 2017.01.12
epilogue  (0) 2016.12.28
Itinerary  (0) 2016.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