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메뉴 관리자 글쓰기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889)
Intro (4)
Discrete (109)
Continuous (244)
Miscellaneous (230)
사용중지 (150)
b4 categorized (151)

recent posts

archive

툴바 보기/감추기
=) always.

'죽녹원'에 해당되는 글 1

  1. 2014.12.21| | 2日: 진짜 여행의 시작.

새벽 2시가 한참 넘어서 광주역에 도착했다. 그나마 다행인건 대전을 지날무렵 자리가 난 마사지 의자에서 편하게 누워서 자며 내려간 지라, 잠도 자고, 피곤도 최소화하면서 내려갈 수 있었다는 것. (이게 원래는 안되나보다만...) 여튼 역에서 내리자마자 내일 탈 버스에 대해서 역 매표소에 물어보니 광주역에서는 팔지 않는다며, 전화번호, 062-360-8502,를 적어주었다.

그래서 그 번호만 받고 얼른 찜질방으로 고고. 푹 자...려고 했지만 시끄러워서 자는데 한참 걸렸다.

7시에 깨고, 7시 반에 깨워주신 찜질방 손님들 덕분에 목표 기상시간인 8시에는 정말 편하게 일어났다. 일단 어제 받은 그 전화로 전화를 하니 남자분이 일단 표를 사면 된다면서 인터넷, 버스터미널 직접 구매, 모바일이 가능하다고 해서 전화 일단 종료. 그런데 잠깐 찾아보니 모바일 구매가 안된단다. 다시 전화하니 경험한 대로 모바일은 힘들단다. 그래서 물어보니. 어차피 사람이 없을 것 같으니 그냥 시간 맞춰서 나오라고...

그래서 던킨에서 1년간 모은 포인트로 아침을 해결한 뒤,

고대하던 초록색 남도한바퀴 버스를 맞이했는데 승객이 10명이다. 나 포함해서. (내일로 할인 받아서 9900원짜리는 7000원이 되었다. ^^)

처음 간 곳은 정원인 소새원. 사실 개인적으로 정원이라기보다는 약간 별장의 느낌이다.




대나무숲을 지나면 짠~하고 건물 몇채가 보이는데 약간 사극에 많이 나오는 그런 스타일이다. (당연히 전통가옥이 그렇지...) 전남 담양쪽이 예전, 조선시대에 자기들끼리 모여서 문학과 시를 꽃피우던 곳이라서 그런지 뭔가 시구도 있고, 뭔가 많은데. 문학과 역사에 약한 나는 된통 알 수가 없다. 그래서 아. 예쁜 대나무숲. 아. 예쁜 기와집. 하다가 나왔다.

다음 간 곳은 가사문학관. 문제는 나는 가사문학이 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래서 난 과감히 문학관 입장을 포기했다.


대신 문학관 정원만 보고 식영정에 올라갔다. 올라가보니 올 때 보았던 저수지인지 호수인지 모르겠지만 그 비스무리한 것도 잘 보이고 경치도 꽤나 좋다.


그러고는 버스에 다시 돌아가보니 사람들은 아무도 없고, 알고보니 집합시간을 잘못 알았었다. 쩜쩜쩜. 그래서 기사분의 박학다식한 지역 역사의 정보를 통해서 건너편의 거북이모양 언덕에도 올라가보고, 호수에도 갔다. 그 아까 본 저수지는 광주호였고, 주변에는 공원이 조성되어서 반대편 병풍같은 산이 괜찮게 보였...지만 덕분에 집합시간에는 좀 늦었다.

그리고 간 죽녹원. 담양은 죽녹원이지.



오 대나무가 진짜진짜 많은게 교토에 있던 정원과 오버랩되는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푸른 대나무와 눈이 만나니까 설죽원이 된 느낌. 그리고 안은... 춥다. 프톤치드와 음이온은 온기를 앗아가나? 그렇게 대나무길을 한시간 넘게 돌아가니다보니 점심도 못 먹을 시간만 남았다. 그렇게 열심히 돌아다녔다. 하하하하. 다리 완전 피곤.

원래 내릴 때만 해도 근처에 있던 관방제림을 걸어보려고 했지만... 더이상의 힘이 없는 관계로 그러 길거리 도넛만 먹으면서 배를 채웠다. 

문제는 그 뒤로 간 곳이 메타세쿼이어길. 또.. 걸으라구요? G.G. 그래서 과감히 걷다가.. 그냥 빠져나왔다.



근데 이 나무들 심은지 30~40년 된 거 같은데 키가... 우와! 게다가 올곧이 위로만 자라니 신기 그 자체다. 중력을 거스르는 자가 안에 들어있나보다.

그래서 마지막 코스인 곡성에서는 과감히 다리를 쉬어주려고 증기기관차를 탔다.

그런데 증기기관차가 딱히 물을 넣는것 같지도 않고, 특유의 흰 연기가 올라오지도 않고...


그냥 예전에 쓰던 단선(!)을 왕복한다. 어머나 단선이라니!! 그래도 글로만 보던 섬진강변을 따라 기차에 앉아 여행하니 뭔가 좋다. 그냥 증기기관차 투어라고 쓰고 차로 15분 거리를 30분 걸려서 갔다가 30분 걸려서 오는 느낌의 느림의 미학이라고 쓴다.





기차 인테리어도 옛날 식이라서 기차에 선풍기도 달려있고, 교련복입은 아저씨가 열심히 카트를 움직이는데 난 내려서 오뎅 한 그릇을 사먹으며 돌아올 때의 계란을 기대했건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나의 삶은 계란이어...

버스를 타고 돌아오면서는 그 유명한 삼둥이도 봤다. 난 처음보는 삼둥이를 이렇게 버스에서 접할줄이야 하하하.


그렇게 버스투어는 끝이 나고, 난 광주역에 내려서 순천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타고나니 2량짜리 기차에 사람이 없다. 정말 깜놀할 정도로 버스에는 사람이 드문드문. 승무원분에게 물어봤더니 원래 그런 기차라던데, 아직 내일로 시즌이 시작되지 않았나보다. 사실 아직 대학생들이 시험기간이라, 다음주부터는 아마 기차가 미어터질께다.

도착한 순천의 내일로 게스트하우스는 도착부터 센세이셔널했다. 주인분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전화로 비밀번호만 알려주시며 한시간 반 뒤에 도착하니 그 때 체크인을 하란다. 그래서 그 때까지 기다리다가 술을 마시러 갔...다. 어 이건 뭐지. 원래 그냥 자려고 했는데 막걸리 LIKE가 커지고 커져서 이런 사태를 낳았다. 물론 내가 그 자리에서 슬프게도 당연히 나이가 많아서 난 수다나 떨었지만 결국 새벽 2시 근처에 돌아와서 소맥의 힘겨움과 주인분들의 잔소리를 들어야했다. 사실 술자리도 좀 웃겼는데, 나이를 끝까지 속이긴 커녕 나이를 까고 들어간 덕분에 난 조용히 구석에서 이야기를 들었다. 20살부터 27살까지 다같이 모여서 술을 마시니, 이게 진짜 청년들이 즐기는 내일로 여행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길 위에서 혼자 또는 둘이 여행을 와서 모르던 사람들과 같은 시간을 나누면서 이야기를 한다는 건 꽤나 소중한 경험이다.

'Discrete > 14 Railro' 카테고리의 다른 글

4日: 맑은 하늘, 정원에서의 눈구경.  (3) 2015.01.01
3日: 여행의 오차.  (0) 2014.12.28
1日. 드디어 (쉽지 않은) 출발.  (0) 2014.12.21
마지막, 그 출발 전.  (0) 2014.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