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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ways.

이런 저런 시간을 보내면서 떠오른 것이 있는데,

1. 가까움과 친함의 선후관계에 대한 의문이다. 분명 예전에는 엄청 친했는데, 점점 멀어진 (그렇다고 싸웠다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을 떠올리다보니, 예전에 이 사람들과 친했던 것이 단지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예전부터 남을 잘 챙기거나 먼저 연락하지 않았던 내 네트워크라는 특성도 있지만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에서 친했던 사람들과 연락도 드문드문하고, 이런 것을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점점 다가감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나를 보면서, 이 사람들과 내가 친해졌던 것이 그 사람과 마음이 맞는 것 때문이 아니라 그저 같은 물리적 공간을 공유했기 때문에, 자주 마주침으로 인해 우연히 친했었고, 그냥 이제 그 고리가 풀어지면서 사라진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out of sight, out of mind인가 정말. 곰곰히 생각해보니 내가 큰 그룹에서 만난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보다 1:1로 만나거나, 그렇게 되어버린 관계를 좀 더 챙기는 편인 것 같다.

2. 오랜만에 석양이라는 아이, 노을이라는 것을 봤는데 참 예뻐보였다. 진짜 핑크색 하늘이었는데, 건물이 한참 높게 가려서 지상으로부터 한참 가려진 하늘만 볼 수 있었다. 그러고보니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서는 하늘을 제대로 보기 참 힘들다. 갑자기 가만히 있다가 우유니에서 봤던 진짜 예쁜 노을이 떠올랐다. 수평선만 보이는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하늘에 꽉 찬 정말 시시각각 변하는 빨간 노을은 정말 눈물나게 예뻤는데. 그 생각을 하니 지금 내가 요즘 뭘하고 있나 싶으면서 슬펐다. 요즘 여행프로그램을 많이 해서 그런지, 오로라 보러 옐로나이프도 가고 싶고, 파타고니아도 가고 싶고, 울룰루도 가보고 싶은데, 남극이랑 빅토리아 폭포도 보고 싶고, 아이슬란드도 가고 싶고. 왜 이렇게 가고 싶은 데는 많은 지 모르겠다. 그런데 사실 근처 바다만 가도 거기서 석양 보면 예쁠 듯하다. ㅎㅎ

3. 그동안 자각하지 못하던 나이먹음에 대해서도 깨닫고 있었다. 서른이라는 나이를 먹어서도 내가 나이를 생각할 일이 잘 없어서 그런가보다하고 지냈고, 아직 철없은 아이의 마음으로 좌충우돌중인 내 상태 덕분에 별 생각이 없었다. 더군다나 내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회사에서조차 나보다 대부분 나이가 많았기에 더욱 이 사실을 체감할 기회가 없었다. (그냥 여행다닐 때만 좀 그런가 했었는데 여행할 때도 나이 많은 사람들이 그럭저럭 많았다.) 그런데 회사에서 4년을 넘게 다녔던지라 현실감각이 떨어졌었을 뿐, 어느덧 대학교를 졸업한 지도 7년이 되어가고, 내가 젊음이라는 단어와 점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특히 예전에 자주 보던 사람들과 모임을 가지면 확연히 느낄 수 있는데 강남, 신촌 같은 곳에서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과 이 장소가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면서 슬펐다. (물론 그 모임에서 내가 제일 어리기는 하지만) 사실 이걸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 이걸 너무 갑자기 느끼게 된지라 요즘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좀 다운된 것 같기도 하다. 그저 문제의 denial, anger, bargaining, depression and acceptance의 순서대로 가야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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