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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lways.

생각보다 대학내일에는 감각적인 에세이들이 많다. 누군가는 그저 표지모델이 여자인지 남자인지가 중요하겠고, 누군가에게는 광고더미 속 글 몇 개가 전부이겠지만, 나에게는 이 속에 에세이가 굉장히 알차다는 느낌이 있는데, 대학내일을 잡지로 남아있게 하는 무언가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대다수의 잡지 속 기사는 시간이 지나서 news로서의 가치가 사라질 수 있지만, 문학작품인 에세이는 감성을 자극한다면 글로서의 가치가 남아있는 것이니까. 여튼 아직 감성이 살아있는 대학생들을 위한 잡지라서인지, 아니면 편집장의 노림수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사보다 읽고 싶어지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번 주에는 여름 특집으로 대학생들이 각자 보낸 여름에 대해 썼는데, (난 여름 내내 서울에만 있었다.) 편안하게 다른 사람의 일상을 적은 일기를 보는 느낌이다. 마치 글로 된 청춘시대나 더 테이블을 보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 짧은 에세이 모음을 지나서 외로움에 대한 에세이를 읽게 됐는데 흠. 사실 에세이의 필자가 내 마음을 잠시 열어보고 "너 사실 이런 말 하려고 했지?" 하면서 대신 표현해준 것 같은 느낌도 살짝 받았다. 정확히는 소설의 한 구절에서. 이 소설 나중에 꼭 봐야겠다.

이십대 초반에 엄마는 삶의 어느 지점에서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만난 인연들처럼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할 수 있는 얼굴들이 아직도 엄마의 인생에 많이 남아 있으리라고 막연하게 기대했다. 하지만 어떤 인연도 잃어버린 인연을 대체해줄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의외로 생의 초반에 나타났다. 어느 시점이 되니 어린 시절에는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었던 관계의 첫 장조차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생의 한 시점에서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었다. 그리고 그 빗장 바깥에서 서로에게 절대로 상처를 입히지 않을 사람들을 만나 같이 계를 하고 부부 동반 여행을 가고 등산을 했다. 스무 살 때로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주고 받으면서. 그때는 뭘 모르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면서. - 최은영, 『쇼코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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