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학교에서 피아노를 친다는 것은 매우매우 힘든 일이다. 첫번째로 피아노가 있는 곳이 거의 없다. 아니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일단 접근성이 문제고, (밴드의 키보드나 KAIST 오케스트라에 있을 지도 모를 피아노는 더 접근하기 힘들다.) 두번째로 악보를 구하려면 다운을 받아야 한다. 사실 집에 가는 것이 더 힘들어진 상태에서 학교에 굴러다니는 (인곽의 피아노 곁을 상상해보라) 악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건 더 큰 고민이다.

사실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 중에 요가는 성공적으로 시작했고, 1달 반만에 요가원이 문을 닫았지만 이번에 처음 생긴 요가 특강에 성공적으로 신청하여서 계속 하고 있다. 두번째로 하고 싶었던 피아노는 아직 시작도 못한 채로 학교에 들어온 지라 매우 아쉬움이 많다. (그러고 보니 우리 엄마의 선구안적인 눈으로 인해 나는 중학교 입학할 즈음에는 스포츠 댄스를, 고등학교 입학할 즈음에는 기타를 배우라는 압박을 받았었다. 물론 나는 그 노력을 둘 다 뿌리쳤고, 지금은 약간 후회하고 있다.) 어찌했든 오늘 미래홀에서 발견한 피아노로 중학교 때 수행평가로 보았던 곡을 연주하려고 했으나 악보를 떠올리지 못한 지라 왼손 따로, 오른손 따로 한 5분 치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한 번 뽑아서 시도해보고는 싶지만 일단 시험이 끝난 뒤로 미루어보려고 한다. (과연 그 뒤에는 기억을 하고 있을까? 나도 잘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