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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밤바다'에 해당되는 글 1

  1. 2014.12.28| | 3日: 여행의 오차.

어제 늦게까지 술자리에 함께했던 터라, 늦잠을 잘 줄 알고 알람을 열심히 맞추어놓았던 덕분에 난 8시 반이 되기 전에 무사히 일어났다. 일단 일어나서 엄청나게 추운 복도를 지나 샤워실에 가기가 끔직해서 일단 어린 애들이 다 씻을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면 좀 훈훈할 줄 알았는데, 반만 훈훈하다. 에잇. 여튼 씻고 준비까지는 쉽게 끝냈는데, 어딜 가야할 지 사실 감이 없다. 원래는 오늘(월요일) 밤에 여수에 가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월요일에는 순천만이 닫는 걸로 알았기 때문. 그런데 조사를 해보니 그게 아닌 것도 같다. 어. 그럼 난 어떻게 해야하지 하다가, 순천만 갈대밭의 야경이 또 그렇게 좋다길래 그렇다면 통영으로 넘어가는 내일 일정을 고려해볼 때 오늘 머무는 것이 나은 것 같기도 했다. 결국 머리는 혼돈상태에 빠졌다. 일단 이 트렁크를 어떻게 처리할지부터 생각해보다가 그냥 오늘 여수에 넘어가는 것으로 정하고, 들고다니기 힘든 트렁크는 2000원을 내고 역 근처에 맡겨두었다.

첫 목적지는 보성. 보성 다원! 물론 그 뒤로는 무엇을 해야할 지 모른다. 그저 다원만 보면 나중 일정은 어떻게 되겠거니 하고 출발했다. 역에서 시티투어 일정을 보니 보성은 득량역, 차박물관, 율포해안 정도가 유명한 것 같은데, 득량역은 다원을 기준으로 했을때 현실적으로 무리고, 차박물관은 다원이랑 겹치니까 바다도 볼 겸 율포해안 정도만 더 가보기로 정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시골 여행에서는 버스 시간표가 제일 중요하다. 잘못 하면 얼마나 기다려야되는지 답이 안 나오니까 시간표부터 찍고 출발.

저 왼쪽 나무숲길을 쭉 지나가다보면 대한다원 매표소가 나온다. 내일로로 1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데, 미리 말하고 단체 요금으로 표를 산게 아니라서 3000원 주고 사고는 나중에 돌려받았다.


대충 저기 한바퀴를 돌면 투어가 끝나는데, 제일 크게 도는 코스가 1시간이 걸린단다. (실제로도 그렇게 걸린다.)


진짜로 들어가서 본 다원의 모습은 겨울이라 걱정했던 나의 우려를 말끔이 씻을 정도로 푸르름 그 자체였다. 오히려 눈이 와서 땅이 질퍽해진 걸 미리 걱정해야할 정도. 찻잎은 그렇게 여름 겨울 가리지 않고 푸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처음부터 지도를 보고 한바퀴를 돌기로 마음을 먹었던 지라 지도에서 봤을 때 왼쪽의 편백나무 산책길을 통해서 위쪽의 바다 전망대와 차밭 전망대를 가기로 마음을 먹었었는데 올라가는 산책길은 산책길이 아니라 등산길이다. 솔직히 누가 이런 경사로를 산책길로 이용한다는 지 된통 알 수 없을 정도로 짧은 고난의 길이었다.


덕분에 바다전망대에 올라왔을때는 헥헥댔다. 정말 추운데 혼자서 열이 날 정도로 힘들지만,


올라오니 보이는 저 바다는. 감동이었다. 아 내가 진짜 남도에 왔구나. 바다 근처까지 왔구나라는 느낌이 정말 확나서 행복했다.

물론 내려가는 이 길은 올라오던 이 길만큼이나 질퍽했다. 올라오는 길에 여성분들이 올라가면 어떻냐고 하길래, '올라가서 보는 뷰는 괜찮지만, 생각보다 땅이 질퍽이고 가파를 수는 있다'고 했는데 정말 정확한 묘사였다. 왜 다원 중앙에 흙을 털어내는 곳이 있는지, 왜 올라오다보면 긴 바지에 흙이 묻는지는 걸어봐야 안다.

그에 비해 차밭전망대는 생각보다는 별로였는데 시점상 전망대에서 찍는 다원 사진에는 중간에 묘소가 찍힐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묘소 주변을 다원으로 조성하면서 묘를 이장을 할 수 없었던 모양. 그래서 좀 내려오다 보니 완벽한 시점을 제공하는 곳도 있으니 차라리 좀더 내려오는 게 나을 것 같다.

겨울의 벚꽃길을 지나면 다원 투어는 종료되고, 난 내려와서 올라갈 때부터 끌렸던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 아이스크림은 진짜 완전 맛있다. 하하하. 그리고는 바로 옆 매장에서 여행에서 만날 사람들에게 줄 녹차를 사고 총총히 걸음을 옮겼다. 그런데 버스가 안 온다. 어 이거 뭐지. 버스회사에 전화를 해보니 저 버스 시간표가 틀렸단다. 날짜로는 최신 시간표가 맞는데... 알고보니 버스시간표가 정류장 양쪽에 붙어있는데 그 시간표가 서로 다르다. 어... 그리고 내가 보지 않은 시간표가 맞는 시간표란다. 하하하 그래서 12시 45분이 아니라 1시 10분정도에 버스가 올 거라는 아름다운 결론. 애초에 버스시간표를 보성역에서 찍어야했다. 그래서 난 30분이 넘게 가만히 앉아서 버스를 기다렸다. 그래도 날이 생각보다 따뜻하니 망정이지 추웠으면 입이 돌아갈 시간이었을게다. 여튼 그 버스를 타고 난 율포의 솔밭해변에 갔다. 율포에서 허락된 시간은 30분여. 그 시간 안에 나는 해변도 둘러보고 카드도 부쳐야했다.

일단 바다를 마주했다. 바다다!


이 해변의 이름은 율포솔밭해변. 보면 알 수 있다시피 솔밭이 주위를 짝 둘러싸고 있다. 나름 관광지인지 콘도나 놀이시설도 있는데, 물론 내가 간 겨울 해변은 싸하고,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 거의 뭐 나 혼자 전세낸 느낌. 나름 소나무와 함께 운치있는 해변인데 소복소복 모래위를 걸으니까 좋은데 여기서 있을 시간은 고작 30분이었다.


그렇게 짧은 시간동안 뛰어다니면서 우체국에서 카드도 보내고, 나름 수산물 위판장에도 가봤다.

수산물 위판장이라고 하면 막 TV에서 경매하는 모습만 봤었는데, 진짜 가보니까 경매를 하고 있다.

그런데 막 번호표에 손가락으로 숫자를 가리키면서 하는 게 아니라 친절하게 핸드폰에 숫자를 적으신다. 뭐 그래도 신기한 건 매 한가지. 시대의 발전에 순응하는 모습이랄까?


트럭 한 가득 실린 엄청난 꼬막의 향연도 볼 수 있었다. 진짜 이렇게 꼬막이 쌓여있는 건 처음 봤다. 이 애들은 다 어디서 나온 아이들일까나 생각하면서도 2시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난 열심히 뛰었다. 가까스로 버스를 타고 보성역으로 돌아왔는데, 버스에서 내리다가 어제 남도한바퀴에서 보았던 여자 2명을 또 만났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둘은 고등학교 동창인데 휴학중이라서 내일로시즌 전에 왔다는데 (사실 대학생은 아직 올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대다수가 이런 경우다.) 역시 내일로는 젊을 때 친구들이랑 다녀야 재밌을 거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같이 수다를 떨면서 다원에서 산 녹차티백도 얻어서(!) 약간 씁쓸한 녹차도 마시고, 다음 일정도 대충 들었다. 벌교의 꼬막정식을 먹고 순천에 가서 다음날 순천의 일출을 본다는데, 나랑 비슷하면서 엄청 다른 일정이다. 그런데 벌교 꼬막 정식이 엄청 끌려서 난 내가 꼬막정식을 먹으면서 여행 스케쥴이 꼬이지 않을 수 있는지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포기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어차피 야경투어는 7시부터였고, 꼬막정식은 먹어도 큰 상관은 없었다. 하아... 나의 꼬막정식.

여튼 그렇게 여수 엑스포역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일단 야경투어에 대해서 물어보니 그냥 6시 30분에 오면 될꺼라신다. 참고로 엑스포역 앞은,

2012 여수 엑스포가 개최되었던 그 엑스포 장소가 있다. 그 때 진짜 와보고 싶었는데, 난 다 끝나고 온다. 하. 그 때도 여수 엑스포에 갈까말까 하면서 백패커스 게스트하우스를 찾아봤었는데,이번에 거기까지 가면서 옆으로 호스텔을 2개나 지나쳤다. 가면서 중간에 들어갈까 엄청 고민고민하면서 들어갔는데, 오 방에 들어가보니 방 안에 화장실이 있다! 이런 게스트하우스를 원했어요.

그리고나서는 못 먹은 꼬막정식에 한탄해 하면서 여기서 먹을만한, 1인분이 가능한 식당을 데스크에 물었더니 장어탕을 파는 가게와 서대회를 파는 가게를 추천해주셨다. 그래서 난 장어보다 '회'에 끌려서 삼학집에 갔다. 일단 유명하다니까. 하지만 나에게 중요한 건 언제나 1인분이 가능한 식당이다. 먹어보니 일단 시장이 반찬이다.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니 간식거리 제외하면 거의 첫끼니라서 그런가? 엄청 맛있었다.


맛에 만족하고 가게를 나오는데 저 멀리에서 밝게 바닥을 장식한 케이블카가 지나다닌다. 우와! 저런 야경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꿈을 안고 여수엑스포역까지 걸었다.





그러면서 깜깜한 밤의 여수엑스포 공원을 통과해봤는데, 사람이 거의 없는데 불은 간간히 켜있어서 은근히 무섭다. 그래도 조명 덕분에 간간히 무섭다. 특히 엑스포 공원 안으로 지나가면 숙소를 가는데 지름길이라 편했다. 은근히 여기도 야경으로 꾸미면 예쁠 것 같다. 그렇게 다시 역에 와보니 은근히 사람이 많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여수에서 1박을 정했던 건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 노래를 들으면서 뭔가 여수에서는 밤바다를 보아야할 것만 같은 의무감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순천 게스트하우스에서 여수 야경투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부터 여수의 야경이란말에 아 이건 가야겠다.라는 생각에 야경투어를 일정에 포함시켰다. 그 여수 밤바다를 투어로 편하게 볼 수 있다니! (덕분에 꼬막정식도 포기했다.) 참고로 예전에는 버스 1대만으로 야경투어를 운영했었는데, 근 일주일 전부터 늘어난 수요에 맞추어 2대를 운영한다는데, 내 생각에 1대만 운영했다면 난 못 탔을 것 같다. 남도한바퀴를 보다가 5000원짜리 야경투어에 모인 사람들을 보니 정말로 사람이 많다. 

먼저 방문한 곳은 여수 산업단지. 쉽게 얘기하면 공장 주변이다. 이 공장주변이 야경투어에 속한 이유는 밤에 내뿜는 엄청난 불빛 덕분이다.


이렇게 보면 잘 느껴지지 않지만 정말 화학공장에서 나오는 엄청난 불빛으로 화려하고 밝은 그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단, 멈춰서 보는 게 아니라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 봐서 사진 찍기도 힘들고, 사진에 잘 나오지도 않아서 이렇게 보면 별로 예쁘게 나오질 않는게 흠이다.


그렇데 처음으로 내린 곳은 이순신대교 전망대. 한 5분정도 있었는데, 사실 오면서 많은 것을 보아서 내려서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이순신대교 건너편 저쪽은 광양이라는데, 다리랑 해서 보니까 예쁘다.




오면서도 버스 안에서 사진을 열심히 찍다보니까 버스 안을 어둡게 해도 빨간 조명이 문제였다. 그러다가 버스 안에 있던 커픈으로 저 빨간 빛을 막으며너 사진을 더 완벽하게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덕분에 첫 사진보다는 아래 사진들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그 다음에는 돌산공원 전망대에서 돌산대교를 내려다본다. 다리 조명 덕분에 화려한 색의 향연을 볼 수 있다. 오른쪽의 장군도도 조명이 수시로 바뀐다.

덕분에 사진 찍으면서 우와 진짜 예쁘다 잇힝 할 수 있다. 단, 색이 계속 바뀌므로 순간 셔터를 잘 눌러야 좀 더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그리고 (사진기 탓으로 인하여) 공원 전망대에서 돌산대교와 장군도가 한꺼번에 앵글에 들어오질 않는다.

근데 솔직히 다리만 생각하면 돌산공원 올라가기 전에 보이는 이 시점도 괜찮은 것 같다.

마지막으로 둘러본 곳은 돌산대교를 지나 하멜전시관 근처. 여기서 12월 초에 개시했다는 여수 케이블카가 가장 잘 보인다고 한다. 바닥이 뚫려있는 케이블카는 더 비싸다는데, 사실 저 케이블카를 낮에 타면 더 에쁠 지, 밤에 타면 더 예쁠 지는 잘 모르겠다. 밤에 타는 게 더 예쁘다는데, 밤에 타면 세상 절반은 까말텐데. 그것보다 이순신대교 조명이 참 예쁘다.

내려서 처음 봤을때는 우와! 감탄했는데, 케이블카 아래로 다리가 있는 건 아니고 궤도는 엄연히 다르다.

사실 바다 옆을 걸은 건 이번 투어에 여기가 유일한데, 이런 게 여수 밤바다인건가요?

사실 처음에 노래 속의 여수 밤바다, 그리고 내가 노래를 들으면서 상상한 여수 밤바다는 모래 해변가에 파도 소리가 들리는, 저 멀리에 고기배가 한 두세척 떠다니는 모습이었다. 사람도 드문드문 있는 해변에 혼자 가만히 앉아서 느끼는 그런 여수 밤바다를 생각하고, 여수 야경투어를 신청했는데, 물론 여수 야경투어는 굉장히 아름다웠고, 덕분에 편하게 이런 구경을 하면서 화려한 항구도시 여수의 야경을 볼 수 있었지만, 내가 생각했던 여수 밤바다와는 전혀 다르게 너무 아름다워서 아쉬운 야경투어였다. 참고로 만성리 해변은 여수엑스포에서 터널을 지나고 나오면 바로 보인단다. 참고로 가이드 분이 당연히 투어 버스에 탑승하셨는데, 개인적으로 조용히 야경을 바라보고 싶다는 바람과는 전혀 반대로 엄청난 설명량으로 나를 압도해주셨다. 여수 산업단지에 대한 설명만 한 30분은 들은 것 같다. 야경 투어니까 버스 2대로 운영한다면, 설명하는 버스, 거의 설명하지 않는 버스로 나누어서 편성하면 좋을 것 같다.

2시간 반의 야경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도 당연히 여수 엑스포공원을 지나서 왔는데, 입구가 막혀있는데, 잠깐 돌아보니 옆길이 뚫려있다. 막힌 듯 막히지 않아있다. 조용히 오려고 보니 뒤쪽에서 엄청 수다떨면서 오고 계신다. 근데 천장 덕분에 소리가 완전 잘 울린다. 완전 신기방기하다. 돌아온 숙소에는 이미 가방이 꽉 차있고, 사람도 한 명 있다. 홍릉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는데, 사실 이야기를 하면서 진짜 내가 원하는 조용한 여수밤바다를 보러 오동도로 가볼까하다가 맥주나 마시자며 마트에서 맥주를 샀다. 백패커스에는 2층과 지하1층 두 곳의 쉼터가 있는데 2층에 사람이 있으니 지하 1층에 갔다. 오잉오잉(?) ㅋㅋㅋ 내려가보니 사람이 점점 모인다. 바이트레인 정모를 통해서 모인 사람들도 있고(실제로 거기서 잘들 모여서 다닌다는데, 난 유랑이랑 바이트레인에서 사람 모아서 다니는 건 못하겠다. 차라리 혼자 다니지.), 여기 와서 안에서 모인 사람도 있고, 각가지 여러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남자는 이래도 군인, 저래도 군인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그래서 한 12시까지 이야기를 듣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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