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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inuous 2017. 1. 4. 16:27

새로운 1월

1. 1월이 시작됐다. 첫 출근날, 회사에서 시무식 기념으로 사주는 떡국을 먹고난 점심 즈음에 퇴사 얘기를 하려고 했더니 출근하자마자 대뜸 주위에서 내가 승진을 했단다. 거짓말인줄 알았는데 정말 나에게는 한마디도 없이 승진시키다니 정말 이 회사는 대단한 회사다. 또 승진당했다. 결국 과장으로 나가다니... ㅠㅠ 이건 역시 승진과 월급이 무관한 체계라서 가능한 상황인 것 같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사장님이 송년회에서는 직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큰 매출 손실이 있었으나, 그만큼 사람들도 나간 관계로) 올해 성과급도 정상적으로 예년처럼 나올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던데, 사원들 항의로 신입직원 장기자랑도 없어지고, 3시간 거리 등산 계획도 취소되는 회사이다보니 뭐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직을 하게 되면 제일 걱정되는게 이런 모래알같은 회사의 개인주의 분위기가 나는 정말 편하고 좋은데 다른 회사에서는 최소한 모래알에 물을 뿌려 뭉쳐보려는 사람이 한 명은 있을까봐 그걸 못 버티면 어쩌지 하는 거다. 사실 내 생각에 장기자랑이나 등산 취소는 당연해보이는데,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을테니 이게 당연하지 않아보이는 사람도 있을게다. 아니, 후자가 더 많을 게다. 오늘은 경영관리팀에서 나한테 명함시안을 보내셨는데 과연 이 명함이 먼저일지, 내 퇴사가 먼저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설마 명함이 2주나 걸리지는 않겠지? 참고로 기존에 줬던 명함도 내가 외부 고객과의 만남을 싫어해서 책상 먼지 털어내기 혹은 마우스 먼지 빼기 용도로나 썼던 터라 회사 외부에 명함을 뿌린 적이 없다. 지금까지 500장은 넘게 받았을텐데 5장이나 썼을까? 뭐 명목상 누군가의 이름이 필요하대서 내 이름으로 나온 팀 법인카드도 정작 난 야근 식대 외로는 써본 적이 없는데 명함을 밖으로 돌렸을리가.

2. 예상대로 퇴사 의사를 밝히고 10영업일 뒤까지 출근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몇 분은 패닉까지는 아니더라도 위기 의식을 느끼셨다. 사실 내가 일을 잘해서 혹시 하루 이틀이라도 더 나와줄 수 있겠냐고 말하셨다기보다는 나를 빼면 이 일을 다들 맡은지 얼마 안되었다보니, 특수 상황에 대한 대응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인 것 같다. 나야 느긋하고 여유있게 처리할 일을 다른 분들이 급박하게 처리하다보면 오히려 휘말릴 수도 있으나, 나 또한 그런 능력은 4년간 같은 업무를 하면서 체득한 여유 스킬이니 이런 것은 내가 특별히 더 나온다고 도움이 되거나 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서 유하게 거절했다. 쿠바에 다녀온 2주동안 업무에는 큰 사고도 몇 번 있었다고 하지만 결국 다들 앞으로 잘 처리하실 것이라 나 혼자 믿고 예정된 나의 스케쥴대로 밀고나갔는데 사실 1월 16일 월요일까지 출근하기로 한 것은 연말정산을 혼자 하기가 귀찮았기 때문이고 (간이계산 결과 생각보다 받을 돈이 되어보이기에 잘 처리하고 미리미리 받아야한다.), 2월 1일 퇴사를 결정한 것은 CFA 4년을 채우려면 월초부터 월말까지 포함된 48개월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퇴사한다고 팀 사람들 전체가 모였을 때 날짜 이야기를 하면서 연말정산 얘기도 했는데 다들 빵터졌었다. 여튼 퇴사를 이야기하는 동안 많은 떨림과 시원섭섭한 감정을 절제하고 나름 논리적으로 이야기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 퇴사 전까지 원래는 하나도 없던 점심 약속도 풀로 잡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퇴사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들 아무 계획 없이 퇴사한다는데 놀라움을 표현했다. 요즘 취업난이 장난이 아니라는데, 집에서 놀려고 퇴사한다니 나라도 놀랍겠다.

ps. 페이스북에 글을 쓸때만 해도 안녕하신가영X프롬 콘서트가 매진이라서 표 구하기에 실패했는데, 회사에 출근해서 열심히 눈팅을 한 끝에 예매에 성공했다. 덤으로 콜드플레이 콘서트도 같이 보고 있는데 한 자리씩은 그래도 스탠딩이든 A석이든 나오는 모양이다. 물론 스탠딩이 아니면 지금 굳이 예매할 필요가 없어서 냅두고 있다. 블로그에 쓰겠다는 여행기는 점점 규모가 커져서 쿠바 여행 소감문만 15000자는 될 기세다. 과연 이걸 마무리지을 수 있을지 걱정인데 백수가 되면 가능할 것도 같다. 그러나 일단 지금의 목표는 이번 일요일까지 마무리짓기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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