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is: jour 5 - à Londres avec macaron
아침의 파리에는 비가 오고, 오늘은 파리를 떠나 런던으로 가는 날. 바삐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에 엄청 일찍 나섰다. 그렇게 도착한 방돔광장. 여기가 오늘의 시작점이다.
피라미드에서 내려서 우산을 쓰고 총총총 걸어, 이 애매한 오벨리스크 같이 우뚝선 막대기 앞에 서니 주위로 명품 매장 같은 쫙 둘러져있다.
MAGDALENAE(라 쓰고 마들렌이라고 읽는) 교회까지 총총총 걸어왔다. 라뒤레 매장을 다시 볼까해서 온 건 아니지만, 오는 길에 보니 그 길이 부띠크 매장의 메카다.
그래서 다시 라뒤레의 기운을 안고 마레지구를 가기 전에 잠깐 파리 시청에 왔다. Hôtel de Ville이 왜 호텔이 아니라 시청사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근데 오래되서 그런지 시청사 건물이 서울시청사 같지 않고 예쁘다. 서울시청도 20층짜리 한옥형식으로 지었으면 예뻤겠지만, 건축비 아깝다고 난리였을 듯.
동네길을 지나 박물관을 지나
마레지구 공원인 보주광장에 도착했는데, 이 공원이 생긴 지 400년이 지났단다. 놀랍다. 비가 내려서 그런지 축축 쳐지는 정도는 아니래도 북적북적하지 않고 조용하다.
덕분에 진짜 사람이 없다. 특히 사진 찍을 때 갑자기 비가 세지다가 또 약해지길 반복했다.
사실 바깥쪽으로 나와서 이 근처에 있다는 빅토르 위고 생가를 보는 게 목표였으나
안타깝게도 실패했다. 사실 비가 오고 파리의 감흥도 떨어져서 그냥 빨리 퐁피두센터나 가고 싶었다.
그렇게 열심히 축축한 파리의 공기를 거슬러 도착한 퐁피두센터. 루브르는 고대부터 인상파 직전까지, 오르세는 인상파부터 20세기 초반까지라면, 진짜 현대미술은 여기 퐁피두에서 볼 수 있다. 건물부터 현대미술의 난해함을 그대로 나타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저렇게 건물을 만들 생각을 한 설계자가 대단해보이는데, 사실 비가 와도 미술관에 사람이 줄을 서고 있다는 게 더 신기했다. 물론 줄이 긴 편은 아니니 들어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고, 사람들이 눈 앞의 입구로 들어가니
저 에스컬레이터는 처음부터 탈 일도 없었다.
작품 설명은 과감히 패스. 내리다가 보셨다시피 피카소와 몬드리안의 작품들이 다수 있다. 사실 미술관 투어에 시간을 좀 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전시관 절반은 개방하지 않고 있어서 작품의 심적 밀도는 높지만 현실적인 밀도는 높지 않았다. 물론, 한 층만 둘러본다고 해도 작품은 굉장히 많다.
아 이 우중충하게 비오는 파리. 그러고보니 유럽여행에서 비 잘 안 만났는데 이 뒤로는 비를 만나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비와 함께 했다.
사실 이 후에 많은 일이 있었는데, 마카롱을 찾아 삼만리를 했다. 라뒤레를 먹어보았으니 피에르 에르메도 가야되고, 가영이를 만날 때 줄 폴 12개 마카롱 세트도 사겠다며 열심히 돌아다녔다. 폴이 있는 곳이 딱히 생각이 안 나서 저번 뤽상부르 공원 가는 길에 봤던 폴을 떠올리고, 강을 건너 Saint-Michel에서 내려서 폴에 도착은 했는데, 없다. (역시 샹젤리제를 갔어야하나) 여튼 목표인 결국 실패로 끝나고 시간을 맞춰 난 민박에서 짐을 찾아 열심히 짐을 질질 끌고 지하철을 엄청 오래 탄 끝에 Orly에 도착했는데, 공항에 있는 폴에서 찾았다. 마카롱 세트!
사실 이 프로펠러 비행기를 볼때까지만 해도
저가항공이라 비루할 줄 알았는데 콜라도 2개나 주고 과자에 샌드위치도 준다. 원래 다른 항공사였으면 이거 다 돈 주고 사라고 했을텐데. 특히 샌드위치!
그렇게 도착한 런던 시티공항. 단 공항이 작아서 활주로도 작으니까 작은 비행기가 뜨고, 그래서 비행 속도가 느렸다는 단점도 같이 고려해야된다.
경전철을 탈 때까지만 해도 지하철에 사람이 없어서 괜찮았는데, 전철을 타니까 퇴근시간이라서 Brown Line의 Lambeth North까지 가는데 사람도 많고 지하철 시설도 별로 좋지 않아서 역을 나올때도 힘들었다. (물론 그래도 리프트는 탔다.)
도착하자마자는 숙소에서 반대방향으로 가서 Tesco에서 진짜 비싼 돈을 주고 잊어버린 충전기 플러그부터 샀다. 그리고 숙소에서 짐을 정리하다가 이렇게 첫날을 보내긴 싫어서 밖으로 나왔다. 여기에 숙소를 잡은 까닭은, 이 근처에 웨스트민스터 다리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 빅벤이다. 영국의 국회의사당. 진짜로 런던이구나.
그리고 너, 런던 아이.
현재 시간 10시 20분, 사실 이 때 배가 고파서 뭐라도 먹으려고 했는데, 강 건너 가게라도 들어가서 뭔가 사먹으려고 했는데, 마땅한 가게를 찾기를 실패했다. 결국 그냥 숙소 아래 있는 펍에 가서 맥주나 퍼묵퍼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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